저녁에 나는 피어난다

by 행북

직장에서도 배우는 게 많다.

이렇게 써놓고 회사생활의 장점을 떠올려보려 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별로 없나 보다.

그래도,

많은 감정을 느끼고,

배우고 조금씩 알아가는 것들이 있다.


배운다는 건

버티는 하루 속에서의

작은 성장일지도 모른다.


나는 6시 이후의 시간을 사랑한다.


어디 아프다가도 퇴근만 하면

희한하게 싹 낫는다.


만병통치약은 퇴근 시간이다.


하루 중,

제일 기다려온 시간이니까

알차게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잘 써보고 싶다.


“사람은 결국 반복하는 것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니 당신이 반복하는 것을 조심하라.”

-아리스토텔레스


나의 저녁 시간은 주로 이렇게 흘러간다.


월요일: 요리, 글쓰기

화요일: 음악학원, 요리, 수영 강습, 글쓰기

수요일: 마라톤, 요리, 글쓰기

목요일: 수영 강습, 요리, 글쓰기

금요일: 요리, 글쓰기


주중의 일정은 거의 정해져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졌다.


최근에 남편이 헬스장을 등록하자고 말했다.

과유불급 같기도 하지만,

근력 운동도 해보고 싶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하고 싶은 건 늘 많다.


한 가지에 몰입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를 배우고 싶은 호기심 때문에

쉽지 않다.


“하루의 끝을 대충 보내지 마라.

그 시간에 당신이 된다.”

-김동식


요즘 나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메모장에 글을 끄적인다.


각 잡고 쓰면

일처럼 느껴질 것 같아서,

힐링하듯, 놀듯이 쓴다.


한 가지에만 몰두해야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지만,

세상에는 재밌는 게 너무 많다.


그게 문제다.

그러면서도

그것도 내 삶이다.


퇴근 후,

소중한 시간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

메모장에 적어보면

나를 더 잘 알게 된다.


“당신이 저녁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당신의 미래를 만든다.”

-짐 론


씻고 저녁을 먹고 나면

시간이 없다고들 한다.


그 시간들을

누군가는 그냥 흘려보내고,

누군가는 쪼개어 만든다.


6시 이후 나만의 시간을

내가 소중히 생각했던 것들로 채우면 어떨까.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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