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겸손과 자기비하 그 얇은 선에서

by 행북

“남 앞에서 쓸데없이 습관적으로 나 자신을 비하하는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20대 초반에는 서로 그러면서 친해지지만, 사회인이 되고 나이를 먹을수록

남들이 나를 우습게 여깁니다.”

-출처: 먹스맨


이 문장을 보고 한동안 마음에 남았다.


최근 들어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 성취했던 일들, 행복했던 순간들을

직장 사람들에게 말할수록 묘한 거리감이 생기는 걸 느낀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그렇지만 괜히 티 내는 것처럼 보일까 봐,

웬만하면 내 이야기를 아끼게 된다.


나는 ENFP다.

행복했던 일들을 주변과 나누고

경험한 것들을 함께 느끼고 싶어 한다.

남 얘기를 하는 것보다

서로 겪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시너지를 얻고 싶어 하는 성격이다.


“내가 뭘 했다”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할 말이 점점 줄어든다.


그러다가 가끔

“저 요즘 살쪘어요. 팔뚝 좀 봐요.”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다르다.

왠지 더 잘 들어주는 느낌이다.


인간미가 느껴져서일까,

아니면 동질감을 느껴서일까.


그때 떠오른 문장이 있다.


“사람들은 당신의 성공보다, 당신의 솔직한 고백에 더 마음을 연다.”

-리처드 로어


앞서 말한 글처럼,

나를 깎아내리는 말을 습관처럼 반복하는 건 결국 내 존재를 스스로 지우는 일이 된다.


결국 중요한 건,

나를 높이지도, 깎아내리지도 않는 태도가 아닐까.


그러려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잘 보이려고 애쓰는 것도,

덜 보이려고 숨는 것도 필요 없다.


감추는 게 아니라,

굳이 앞세우지 않는 일.


타인을 높이며 나를 숨기지 않고,

타인을 존중하며 동시에 나도 존중하는 일이다.


건강한 관계를 위해

나 자신부터 지키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불편한 관계는 나에게 득이 될까 해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