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
어릴 때부터 작게 품어온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마라톤 뛰는 나’라는 장면을 머릿속에서 여러 번 재생해 봤다.
이번 대회는 5km와 10km 중 고를 수 있는데,
우리 마라톤 동호회 사람들은 평소에 7km 정도 뛴다.
그래서 나도 고민 없이 10km로 신청했다.
당연히 다들 그럴 줄 알았다.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다음 날 직장 동료가 묻는다.
“몇 킬로 신청했어?”
“10km요.”
“왜?”
“도전해보고 싶어서요!”
나의 마라톤 목적은 도전이다.
내 한계를 정해두기보단,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랬더니 그 동료가 말한다.
“너 5km 마라톤도 안 해봤잖아.”
맞다.
마라톤 대회 자체가 처음이다.
안정형인 그 동료는 10km는 무리라고 조언해 준다.
하지만 괜찮다.
실패해도 상관없다.
기록이 안 나와도, 걷게 돼도,
‘해봤다’는 그 사실 하나면 충분하다.
각자 추구하는 방향이 다를 뿐이다.
누군가는 완주 자체에 의미를 두고,
누군가는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고 싶어 한다.
5km든 10km든, 어느 쪽이 더 낫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다.
각자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왜 그걸 했는지, 왜 그걸 안 했는지를 따질 이유도 없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을 권리가 있다.”
-톨스토이
마라톤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다.
모두 같은 출발선에 서 있지만
각자의 페이스로, 각자의 목적지로 달린다.
누군가는 뛰고,
누군가는 걷고,
누군가는 멈췄다가 다시 뛴다.
“네가 걷는 길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 길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저 각자의 리듬으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