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두스의 돌과 꽃

by 글열음

다시 오비두스성이 있는 마을로 이동을 했다. 오비두스는 고대 로마시대 '오피듐'(oppidum)이 건설되었다는 곳으로 포르투갈어로 '성채'를 뜻하며 이곳에서 로마 유적이 발굴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곳은 지난 역사적으로 8세기에는 무어인들의 요새였고 12세기 이후부터는 기독교의 성곽도시가 되었던 곳이었다. 포르투갈 국왕 디니스 1 세왕이 이자벨 왕비에게 결혼 선물로 하사한 마을이라고 한다. 그 후로부터는 약 600년 동안이나, 왕비들이 오비두스를 소유한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오비두스 성>

오비두스성 입구 정문인 남문입구에 들어 서자 성문위쪽으로 발코니와 푸른색 아줄레주(Azulejo) 벽화가 눈에 들어왔다. 입구 모퉁이엔 거리의 악사가 기타 연주곡으로 우리를 반기는 듯했다..


마을을 들어서자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껴졌다.


아기자기한 마을은 흰 벽과 꽃으로 꾸며져 있었다. 마침 어느 집 대문 앞에는 꽃으로 꾸며진 곳이 있었다. 순간 동화 속의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는 집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흰 벽면에 걸쳐진 덩굴나무에는 꽃봉오리가 움을 틔우고 있었고,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꽃이 무성해지는 봄이나 여름이 오면 더 아름다운 분위기가 펼쳐질 것 같았다.


중세 성벽이 보인다. 마을을 둘러사는 성벽은 주로 13세기에서 14세기에 건축된 것으로 길이는 약 1.5km 높이는 약 13M에 달한다고 한다. 성벽에 오르지 못한 채 아래서 올려다본 풍경으로, 성벽에 올라서면 오비두스성 마을이 훤하게 보일 듯했다.


마을을 쭉 둘러보면서 마을이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흰 벽에 파란색 또는 노란색선이 벽 아래면으로 그어져 있었고, 창문마다 꽃이 넘쳐나는 집과 소품으로 가득 채운 상점을 거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또 골목길은 촘촘히 깐 자갈돌이 울퉁불퉁하게 깔려있었다. 오래전 옛사람들이 걸었던 길을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마치 중세도시에 와 있는 듯한 느낌으로 빠져 들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학 창의 도시라고도 한 이곳은 나지막한 건물들로 이루어진 마을이었다. 길은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은 관광소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했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 눈에 들어오는 책 몇 권을 구입하려고 하자, 그들에게는 외국인인 우리에게 서점주인은 상당히 친절하게 책을 안내했다.



또 다른 가게에서는 코르크 재질 위에 그린 작은 액자형 그림이 진열되어 있었다. 여러 그림 중에 수탉이 그려진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수탉은 정의, 진실, 기적의 의미를 담고 있었고, 알록달록한 색은 삶의 기쁨, 밝음, 희망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 기념품으로서는 여행자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민화에서도 닭은 행운, 벼슬을 상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좋은 뜻을 지니고 있었다. 이곳에서 수탉이 그려진 그림과 다른 그림 두 점을 구입했다.


<파티마 대성당>

오비두스 투어를 마치고 파티마 대성당으로 향하는 길은 어느덧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산 허리에는 해가 뉘엿거렸고 이내 어둠이 서서히 깔렸다. 약 2시간 정도 지나, 이미 어두워진 파티마에 도착을 했다. 성당으로 가는 길은 가로등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고, 늦은 시간으로 성당 내부관람을 하지 못해 아쉬웠다. 우두커니 서서 어둠 속에 빛나는 광채를 바라볼 뿐이었다. 대성당 주변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에 성당은 더욱 엄숙해 보였다. 낮 대성당은 어떤 모습일까.


문득, 마종기 시집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포르투갈 일기 2'에서 실린 파티마 성지에서 글을 쓴 시가 떠오른다. 그의 시에서 기적을 보러 찾아간 곳이 아니라, 자신을 감싼 희고 밝은 숨결 자체가 이미 기적들이었다. 고 쓴 대목이 떠올랐다. 또, 마지막 구절 "당신이 보고 싶어 여기 왔다가 간다./의지와 표상의 세상은 벌써 가뭄에 시들었다."라는 시구절을 를 되뇌며 검은 어둠 속에 빛나는 대성당을 바라본다.


피티마 성당을 뒤로하고 근처에 있던 호텔에서 조금 늦은 저녁을 먹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시간까지 하루동안 꼬박 포르투갈 여행을 했다. 포르투갈은 다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대서양을 마주한 바다를 보았고, 또, 포르투갈이라는 나라의 도시와 시민들의 삶의 현장에 발을 디뎌 봤다는 뜻있는 여행지였다. 내일은 다시 스페인 톨레도로 이동을 한다. 내일은 명화를 만나게 되는 날이다.


리스본으로 가는 길 휴게소

오비두스
파티마 대성당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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