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타 델 솔' 광장

by 글열음



'푸에르타 델 솔'광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태양의 문'이라 불리던 이곳 솔 광장은 마드리드에서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었다. 광장 한쪽에는 곰과 마드로뇨 나무(딸기나무) 조형물이 서있었는데, 곰은 예전 마드리드 주변 숲과 자연을, 딸기나무는 땅과 풍요를 상징한다고 전해진다. 이미 유명세를 많이 탄 곳인지 그 앞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고 사진으로 남기려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통통한 곰이 앞발을 들어 딸기나무를 붙잡고 열매를 따 먹으려는 듯한 자세의 동상으로 보였다. 그 장면은 현재 마드리드를 상징하는 공식 문장으로 쓰이며, 도시의 얼굴처럼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솔 광장은 매년 12월 31일 '12 포도' 전통행사가 열리는 곳이라고 했다. 시계탑의 종소리에 맞춰 열두 번의 종이 울리는 동안 포도 열두 알을 순서대로 먹는 풍습이라고 했고, 악귀를 쫓고 새해의 행운을 맞이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그날은 스페인 공영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솔 광장을 둘러보던 중 사람들이 둥글게 둘러서 있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사람들이 바닥에 박힌 동판 위에 발을 얹고 있었다. 알고 보니 여기 동판은 마드리드 중심지 스페인 도로의 기준점인 제로 킬로미터(km 0) 표시였다


이곳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었다. 스페인 중심부를 알리는 이 동판을 밟으면 언젠가 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는 속설이었다. 이때 나 역시 여행객들 틈에 섞여 동판 위에 발을 올렸다. 언젠가 다시 이곳으로 다시 여행을 오게 되기를 바라면서.....


중심부에 위치한 이곳을 기점으로 동서남북으로 스페인 전역의 길이 뻗어 나간다고 한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곳이 스페인의 중심부로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 인지를 알 수 있었다.


스페인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통치했던 펠리페 2세가 톨레도를 떠나 이곳을 수도로 삼았던 선택 역시 이 도시의 위치를 생각하면 옮긴 결정이 선명해졌다.


사라고사로 이동을 했다.


사라고사

투어 버스를 타고 마드리드에서 사라고사까지는 4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이곳의 성당 관람은 포기하고 동생과 나는 사라고사 시내로 걸음을 옮겼다. 상점이 줄지어 들어선 곳으로 들어섰지만 휴일로 상점들은 휴업상태였다.


투숙 호텔로 이동한 뒤, 버스는 도로변 갓 길에 잠시 정차했다. 기사님이 버스에 실어 두었던 일행들의 캐리어를 꺼내는 동안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짐을 찾기 위해 갓길로 몰려들었다. 그때 도로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자동차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현지 기사였던 그분은 순간적으로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갓길에 서 있던 일행을 막아 세웠고, 다급한 목소리로 "비키소~"라고 외쳤다. 위급한 상황에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한국말을 한다는 사실은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대처였다.


투어 내내 기사분이 할 줄 알았던 한국어는 "안녕하세요~"가 전부였는데, 그날 가장 또렷하게 남은 말은 위기의 순간에 건네진 그 한마디였다.


말이란 그렇게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에서 위급한 상황 속에서 들었던 그 한마디는 아마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짐 정리를 한 후 근처 시내를 둘러보았다. 휴일로 거리는 조용했고 간혹 길거리를 다니는 주민들이 보였다. 쌀쌀한 기온 탓인지 도톰한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

호텔뷔페에서 저녁을 먹었다. 풍성한 과일을 잔뜩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여행하는 동안 과일은 정말 많이 먹었다.


마드리드 여행을 마치며 내일은 여행 마지막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