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넘은 엘라 혼자서도 잘살기
10년 넘게 ‘대표’라는 이름으로 살았다. 그동안 수많은 직원들이 나를 거쳐 갔다. 제대로 못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직원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에 소리를 지른 적도 많았다. 그때마다 미안했지만, 마음속에는 언제나 그들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나보다 못해 보이는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이끌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 마음보다 내 목소리에만 집중했다. 그들은 나를 비판했고, 자기 삶을 돌아보려 하지 않았다.
그때 깨달았다. 나를 힘들게 하면서까지 누군가를 가르치려 할 필요는 없다는 것. 소리를 지르고 열을 토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건 나에게 어떤 이득도 주지 않았다. 결국 나는 그들에게 ‘나쁜 대표’로 기억되었다.
500명이 넘는 직원 중, 끝까지 나를 이해해 준 사람은 10명도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방식이 옳다고 믿는다. 잘못된 길을 가도 고치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불평한다.
“왜 내 인생은 이럴까.”
혹은 “나는 그냥 즐기며 살래.”
나는 이제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다만 관찰하려 한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세상을 진심으로 좋게 만들고 싶었던 사람들이 어딘가엔 있기를 바란다.
그들은 조용하고 묵묵하게 자기 일을 한다. 그래서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세상을 파괴하는 10%의 이기적인 사람들보다,
세상을 고마워하고 더 낫게 만들려는 10%의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중 3%는 실제로 행동한다. 그들은 자신을 희생하지만, 그 희생이 그들의 삶에 의미를 준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 덕분에 정화된다.
어릴 적 읽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해님과 바람이 나그네의 옷을 벗기기로 내기를 했다.
바람은 거세게 불었지만 나그네는 옷깃을 더욱 여몄다.
하지만 해님이 따뜻하게 비추자, 그는 스스로 옷을 벗었다.
나는 늘 해님 편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바란다.
나도 그렇게, 따뜻함으로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