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넘은 엘라 혼자서도 잘살기
9월, 한국에 도착한 뒤로 마음이 무거웠다
오빠의 방광암이 방광옆 임파선으로 전의가 됐을 확률이 있고, 수술을 해서 개봉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도착하자마자 힘없는 목소리로 오빠가 전화를 했다. 방광을 떼어 내야 할 것 같다고, 나는 전부터 그걸 바라던 차라 잘 생각했다고 했다. 장을 잘라 주머니를 달고 다니는 사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는 오빠가 오랫동안 살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고, 경상도 사나이답게 ‘남자가 가오가 있지, 차라리 그냥 빨리 죽겠다고’ 이야기했던 오빠를 나는 이해 하지 못했었다. 생명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주머니를 차고 살아야 한다면 그 또한 그에게 주어진 또 다른 삶의 몫이었다.
우리의 생명은 우리의 것이 아니다. 주위 사람들의 것이다. 나는 코코를 통해 지금 또 깨닫는다. 미국에서 우는 목소리로 딸이 전화를 했다. 코코가 토하고, 발작을 일으키고, 숨소리가 이상 하다고, 요즘와서, 한 달에 한 번꼴로 코코는 발작 증세가 있었다. 워낙 나이가 많다 보니 노인성 간질이라고 생각하고,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았다. 사람나이로 105 살인 코코를 뇌 수술을 할 것도 아니고.
아들이 막 여행을 떠난 다음날이라, 미국에는 딸이 혼자 코코를 보고 있었다. 딸 혼자, 아픈 코코를 그냥 지켜보게 할 수 없어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라고 했다. 병원에서는 $4000-7000불의 치료비를 예상했고, 우리는 치료를 시작하기로 했다. 산소레벨이 떨어져, 호흡이 곤란 한 코코를, 산소 방에( Oxygen Cjamber) 넣어 두고, 심장이 문제 일지 모른다고 치료하던 중, 호흡기 폐렴을 진단받았다. 하루 만에 예상했던 $7000 불이 넘어가고, 딸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울면서 전화를 했다. 한국에서 새벽에 (미국은 밤시간) 자다가 일 어나 동물 병원 의사랑 통화를 했다. 그들은 방금 피검사로 코코가 폐렴인지 알아냈고, 항생제를 투여한다고, 심장 전문 닥터를 시켜 검사를 하겠냐고, 경비는 따로 $1000 불 이였다. 그리고 하룻밤에 $4800인데 계속 치료를 하겠냐고 했다. 아니면 코코를 약으로 보내는 방법 밖에 없었다. 첫째, 이 모든 일을 딸 혼자서 감당하게 할 수 없었다, 둘째, 코코가 마지막을 내 품에 안겨, 나의 온기를 느끼며 가게 하고 싶었다. 코코가 우리에게 주었던 그 행복했던 시간들을 감사하면서 보내고 싶었다. 그 새벽에 나는 나도 모르게 괴성을 지르며 울었다. 그리고 날이 밝자마자, 표를 사서 날아와 꼬박 20시간 걸려 코코를 안았다. 코코는 나를 알아보고 일어 설려고 했지만 일어 서지를 못했다. 하지만 나를 보고 안정을 찾는 듯했다. 닥터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산소통에서 나와 입원 48시간 만에 퇴원을 했다. 다행히 코코의 호흡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바쁜 아들이 헤어컷을 안 해 줘서, 코코는 집 잃은 개처럼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누가 병원비로 $10000 불을 넘게 쓴 개인줄 알겠는가?' 그래도 늘 우리 눈에는 이쁘다. 이 생명이 우리에게 주는 에너지.. 만약, 코코가 가면 우리는 늘 그 에너지를 그리워할 것이다. 우리는 늘 다른 생명의 에너지를 먹고 산다. 내가 다른 생명의 에너지를 받고 그들은 나의 에너지를 받는다.
생명은 소중 하다.
내 생명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