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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오십이 넘고보니..

by 엘라리

50 이 넘어 혼자 사는 나에게 친구란 어떤 의미 일까?

나에게 친구란, 학교로 인연 맺어진 친구들이 거의 전부다. 식상하다. 그런 친구 없는 사람도 있나? 중요한 건, 그냥 얼굴만 아는 (같이 학교를 다녔으니) 친구 인지, 생각을 나누는 친구인지, 아니면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생계유지형 친구인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친구인지, 적은 친구인지,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인지, 등등 친구의 종류가 많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는, 내가 기쁠 때나 힘들 때, 무엇이던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 내 인생의 큰 꿈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친구. 그 꿈을 비평하지 않는 친구, 그리고 내 아픔을 같이 아파해주고 내가 잘되기를 , 행복하기를 바라는 친구…. 힘들 때 힘들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잘난 모습보다는 못난 모습을 더 보여 줄 수 있는 친구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가 힘든 걸 고소해하고 내가 기쁜 걸 질투한다. 부러움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만, 질투는 우리를 병들게 하는 독이다. 질투가 나서 보려고 하지 않고, 들으려 하지 않으면, 세상의 무한한 가능성들을 내 눈앞에서 스스로 닫아 버리게 된다. 부러워해야 그 부러운 사람 처럼 되기 위해 내가 노력한다. 왜 친구가 부러운 존재가 되면 안 되는 거야? 부러운 사람이 많다는 것은 내가 닮 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희망적이지 않는가? 그 부러운 사람을 따라 가보다 보면 그 사람 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처음 미국에 갔을 때, 너무나 멋진 집에 초대되었던 적이 있었다. 넓은 손님용 화장실부터 그릴이 6개나 있던 큰 키친, 하얀 소파로 가득 찬 넓은 거실과 대형 티브이가 놓인 패밀리 룸 그리고 아름다운 정원 등등,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집이었다. 그때 유학생이던 우리는 방 하나 딸린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그때 생각으로는 '우리가 이런 집에 평생 한번 살아 볼 수 있을까?' 였다.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꿈이었다. 나는 그 집을 부러워했고, 좋아했다. 나도 언젠가는 이런 집에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국이니까 아마도?' 하고 꿈을 키웠고 나중에 우리는 더 좋은 집을 장만할 수 있었다. 눈높이를 키우는 건 좋은 일이다. 알아야 꿈꾸고 계획할 수 있다. 돈이 있어도 잘 몰라서 돈을 못쓰는 사람이 있다. 더 좋은 걸 본 적이 없으니까. 물론 자기 능력에 맞추어 투자해야 한다. 아니면 과욕이 되고 감당하지 못해 쓴맛을 보게 된다. 지나친 부러움은 과욕을 일으키고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옛말이 생각나게 한다. 어떨 때는 상대가 나보다 나 을 수밖에 없는 점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것이다.

친구와 일본 여행중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잘되게 기도 해야 내가 행복해 질까? 아니면 다 망하게 해야 행복할까? 또 아니면 나는 행복해지고 다른 사람들이 망해야 좋을까? 옆집이 힘든데 앞집도 힘든데 나만 잘 됐다고 정말 즐거울 수 있을까? 행복과 불행은 바이러스다. 나와 네가 다 잘살아야 우리가 행복해지고 나도 행복해진다. 내가 잘 되었지만 주위가 힘들면 나도 결국에는 마음이 힘들다. 좀비한테 물리면 좀비가 되듯이, 불행을 보면 나도 점점 불행 함을 느끼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왜냐면 우리는 행복한 사회에 살고 싶으니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원한다.. 모두의 행복을.. 내가 지금 행복하지 않더라도 남의 행복을 보아야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 소망이 생긴다. 친구의 잘된 모습을 부러워하고 닮 고 싶어 하는 그런 친구를 가지고 싶다. 그리고 나도 그런 친구가 되고 싶다. 우리는 음지에 있는 나를 양지로 끌어 줄 친구가 필요하고 양지에 있으면서 음지에 있는 친구의 손을 잡아 양지로 끌어줄 친구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인생은 늘 음지와 양지를 오간다. 우리가 잡은 손을 놓 지 않고 있으면 된다. 혹 우리가 같이 음지에 있다면 서로 힘을 합쳐 양지로 나아갈 것이다. 혼자 가 아니어서 얼마나 마음이 든든할까? 서로가 행복해 지기를 원하는 친구, 나는 아직 잘되지 않았지만 너라도 잘돼서 좋다는 친구,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회를 나와 내 친구가 만든다면 세상이 좋아지리라 믿는다.

친구랑 일본 여행


아직 나에게 진정한 친구는 없다. 하지만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 본다. 혼자 있는 외로움을 만끽해야 둘이 있는 시간들이 더 고마울 것이다. 혼자 양지를 개척해 음지에 있는 친구가 내 손을 잡기를 원하게 만들 것이다. 혼자 음지에서 아등바등 양지로 척척 나아가 깃발을 꽂을 것이다. 그 깃발을 보고 나에게로 오고 싶은 친구들이 생겨 나고 그들이 양지로 온다. 그러면 나는 그들과 함께 나눌 것이다. 행복한 세상을, 살고 싶은 세상을, 긍정적인 세상을, 결국엔 모두가 원하는 것이 그것 이니까.


조금 더 힘들겠지만 혼자서도 충분히 양지를 만들 수 있다. 나를 위한 좋은 루틴을 만들어 나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 준다. 세상에 이익이 되는 일을 해 보겠다는 목표를 가진다. 길을 가다 가도 나의 도움이 필요 한 사람이 있으면 스스럼없이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미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그냥 나와 안 맞는 것뿐이다. 미워하는 마음을 나에게 두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된 귀한 이유를 밝혀 낼 것이다. ‘왜 태어났니? 엘라야.’라고 물어본다면 내가 말할 수 있는 모든 정당함 의 리스트를 만들어 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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