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다시, 천천히

묵묵히 곁을 지켜준 사람

by 진희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몸이 회복되지 않아 하루하루 버티는 시간들이 길게 느껴졌고,


마치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 속에서 겨우 하루를 버텨낸 것 같습니다.


수술은 잘 되었다고 의사에게 들었지만, 실제 제 몸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위와 장은 멈춘 듯 막혀 있었고, 며칠 동안 죽만 겨우 삼키며 약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머리는 누군가 계속 두드려 맞는 것처럼 아프고, 감기와 이석증이 이어지면서 약 2주 가까이 휘청거리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너무 아프다 보니 병원에 가서 “제발 주사 한 대만 놔 달라”라고 간절하게 말할 정도였으니,


몸이 얼마나 지쳐 있었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주사의 힘으로 잠시 고통을 느끼지 못하며 버틸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편에는 답답함과 무력감이 함께 있었습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면서, 제 곁에 묵묵히 지켜준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큰 힘인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남편은 아이 셋을 돌보면서도 집안일과 회사 일까지 모두 떠맡아야 했지만, 제 옆을 끝까지 지켜주었습니다.


저를 돌보는 동안 자신은 분명 지쳐갔을 텐데, 눈에 띄게 힘들어도 절대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버텨주는 모습이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 견디는 것이 무엇인지, 서로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군대를 다녀온 적이 없지만, 오래 함께한 부부들이 종종 말하는 ‘전우애’라는 표현이 이번 경험 속에서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아픔 속에서도 서로를 버티게 하고, 서로의 힘이 되어주는 관계,


그것이 우리가 가진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천천히 제 속도를 찾아가며 글을 이어가 보려 합니다.


몸과 마음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조금씩 다시 기록을 남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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