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에도 습관이 필요하다

습관이 주는 힘

by 진희

습관이란 참 무섭다.

특히 저처럼 한 우물만 깊게 파며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더 그렇다.

몸에 깊숙이 배어든 습관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반응하고, 마음이 준비되기 전에 행동이 나온다.

마치 오래 다닌 길을 걸을 때, 발이 방향을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에 알게 된 건, 회복에도 습관이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었다.

수술 이후 제 몸은 전혀 예전 같지 않았다. 위와 장은 멈춘 듯 막혀 있었고, 며칠 동안 죽만 겨우 삼키며 약에 의지했다.

머리는 계속 두드려 맞는 것처럼 아팠고, 감기와 이석증까지 이어지며 약 2주 가까이 휘청거렸다.

너무 아프다 보니 병원에서 “주사 한 대만 놔주세요”라고 간절하게 말할 정도였다.


그렇게 몸이 무너졌는데도, 저는 여전히 하던 대로를 하려고 했다. 집안일을 챙기고, 아이들 스케줄을 맞추고,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몸은 지쳤지만 오래된 습관이 저를 계속 움직이게 했다.

처음에는 그 습관이 회복을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익숙한 일상과 작은 행동들이 결국 저를 다시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묵묵히 제 곁을 지켜준 남편이 있었다.

아이 셋을 챙기고, 집안일과 회사 일을 병행하면서도 제 옆을 떠나지 않았다.

말없이 해주는 그 돌봄이, 제가 ‘하던 대로’를 지킬 힘이 되었다.

오랫동안 함께한 부부들이 종종 말하는 ‘전우애’라는 표현을 하는데, 이번에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아픔 속에서도 서로를 버티게 하고, 함께 회복으로 걸어가게 하는 힘.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다시 글을 쓰고 있다.

습관이 무서운 이유는 나를 무너뜨릴 수도 있지만, 때로는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길을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회복은 더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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