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도 감은 것 같아
고갤 돌려도 뒤가 안 보여
그렇다고 앞을 보기엔 낭떠러진 걸
들어가지도 않는 신발
신발끈이 풀리고
뒤축이 닳아지고
발판이 얇아지고
차라리 맨발이 나을 듯해
서리가 내려앉은 자갈밭
온통 지뢰인 이 길을 밟으면
뼈를 타고 올라오는 날카로운 전기
발에 피가 흥건할 때까지
그 피가 굳어버릴 때까지
걱정과 후회의 피를 첨벙거리며 걸어간다면
새 신은 필요 없어
대리석을 걷는 겁쟁이에게나 줘
이 세상 어느 것보다도 단단한
핏가죽이 나의 신발이 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