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 쓰는 윰

맨발의 피

by 유민


눈을 떠도 감은 것 같아

고갤 돌려도 뒤가 안 보여

그렇다고 앞을 보기엔 낭떠러진 걸


들어가지도 않는 신발

신발끈이 풀리고

뒤축이 닳아지고

발판이 얇아지고

차라리 맨발이 나을 듯해


서리가 내려앉은 자갈밭

온통 지뢰인 이 길을 밟으

뼈를 타고 올라오는 날카로운 전기


발에 피가 흥건할 때까지

그 피가 굳어버릴 때까지

걱정과 후회의 피를 첨벙거리며 걸어간다면


새 신은 필요 없어

대리석을 걷는 겁쟁이에게나 줘


이 세상 어느 것보다도 단단한

핏가죽이 나의 신발이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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