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파도에 휩쓸린 돛단배
가까스로 도로 뒤집어 놓았어
이미 떠내려 간 노 두 짝을
무슨 수로 찾을 수 있겠어
이 시시한 끝을 알았더라면
그다지 겁내지 않았을 텐데
고작 이것뿐인 우리의 끝을
어떻게 바꿔 보려 했던 걸까
나는 말야 우리가 정말 한심하더군
그래 맞아 이 결말은 원하지 않았어
이미 끝나버린 시간을 힘껏 돌려보라고
어느 요정이 기막히게 말을 들어주는지
그냥 이러고 살겠지
그냥 이렇게 살고 말 거야
절대 그리워하지 않고 마음 편히
그 무엇보다 안락한 눈물의 침대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