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듯이, 주식을 고른다

by 주작가

마트에 간다.

카트를 끌고 통로를 지나며 필요한 물건을 떠올린다.

어떤 건 익숙하게, 아무 고민 없이 집어 들고

어떤 건 가격을 비교하고, 유통기한을 확인하며 망설인다.


살림을 하는 사람이라면 안다.

무작정 고르지 않는다.

오늘의 할인도 보지만,

그 물건이 우리 집에 어울릴지, 오래 쓸 수 있을지 생각한다.

간장은 금방 떨어지지 않지만, 식빵은 하루 이틀이면 없어진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식을 고르는 것도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싸다고 무조건 사지 않는다.

집에 돌아가서도 오래 쓸 수 있을지, 내 생활에 맞을지 따져본다.

그런 점에서 동전주를 쉽게 사는 건,

마트에서 유통기한 하루 남은 우유를 세일이라고 덥석 집어 드는 것과 비슷하다.

순간은 만족할지 몰라도, 금방 후회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장기투자를 하려는 사람은

마치 집안의 필수품을 고르듯 신중하다.

비싸더라도 품질이 좋은 걸 찾고,

오래 두고 써도 괜찮을 걸 원한다.


주식도 그렇다.

장기 보유를 생각한다면,

그 기업이 어떤 원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얼마나 신선한 가치와 철학을 지녔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마트에서는 "사는 순간"보다 "산 뒤의 시간"이 중요하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매수는 시작일 뿐,

그 뒤로 진짜 ‘내 것’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이제 주식을 살 때마다

카트를 끌고 있는 나를 떠올린다.

어떤 건 쉽게 고르고,

어떤 건 멈춰 서서 고민하고,

어떤 건 돌아서고,

어떤 건 다시 집어 든다.


그리고 그 모든 선택이

내 삶의 시간과 함께 소비된다는 걸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주식을 사고 있지만,

사실은 '살아가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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