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혀버린 시장, 얽힌 나

by 주작가

우주는 원래부터 질서였을까, 아니면 혼돈이었을까.

주식 시장을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우리는 이 세계가 법칙처럼 움직이다가도 어느 순간 모든 예측을 비웃듯 뒤집히는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분석도, 데이터도, 심지어 직감조차 통하지 않는 순간들.


그래서 나는 문득, 주식 시장은 양자역학과 더 닮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얽힘(Entanglement)’이라는 개념 말이다.


떨어진 두 입자가 서로의 상태를 공유한다는 이야기.

한쪽이 관측되는 순간, 다른 한쪽도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할 수 없는 연관성.

논리로는 납득되지 않지만, 그 얽힘은 현실이다.

그리고 그 얽힘은, 시장에서도 일어난다.


어떤 뉴스를 마주한 순간, 나는 그 정보와 얽힌다.

매수를 고민하고, 가능성을 그려보고, 한없이 결과를 상상한다.

그때부터 나는 정보와 단절되지 않는다.

정보는 이미 나의 감정, 행동, 기대와 함께 움직이고 있다.

어쩌면 투자란 '정보를 해석한 나'와 '미래의 시장'이 얽힌 현상계인지도 모른다.


나는 차트를 본다. 숫자를 읽는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말로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결이 있다.

때로는 믿음에 가깝고, 때로는 막연한 불안이다.

그리고 그 불확실함은 내가 아닌 ‘무언가 더 큰 흐름’을 가리킨다.


그 흐름은 누구도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우리는 그저 얽혀 있을 뿐이다. 정보와, 시장과, 자신과.


아무도 정답을 알 수 없다면, 중요한 건 질문일지도 모른다.

지금 나와 얽혀 있는 건 무엇인가?

나는 지금 어떤 정보에 반응하고, 어떤 감정으로 선택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선택은 나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시장은 오늘도 움직이고 있다.

우리는 그 안에서 수많은 파동과 충돌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아주 가끔,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 우리는 안다.

이건 단순한 수익의 문제가 아니라고.

이건, 얽힌 나의 이야기라고.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계속되는 것들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