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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벼운 존재 Sep 23. 2023

새로운 녀석이 나타났다

고 녀석 맛있겠다


 설렘으로 수업을 갔다.

도서관에서 4주 차 특별 수업이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어떤 어린이들이  올까? 늘 설레고 궁금하다.

모두 18명 각자 개성이 강한 어린이들이 왔다

교실로 들어올 때부터 왁자지껄, 나는 입꼬리가 올라간다 너무 반가워서

친구들아~~~

"맛있겠다"  이 단어를 듣고  생각나는 대로 말해볼까요?"

"아이스크림 보고 맛있겠다."

"떡볶이 보고 맛있겠다."

"감자 보고 맛있겠다."

"포도 보고 맛있겠다."

"콜라 마시고 맛있겠다."

"전갈 보고 맛있겠다."

"야~~ 전갈을 어떻게 먹어"  아이들이 소리치자

"야!! 우리 태국에 가서 전갈 구이 먹었어"

"뭐~~~ 어떻게 구워 먹어"

"시장 가면  전갈 구워서 팔아. 우리 아빠가 사 먹어서 나도 다리 먹었어. "

"전갈 독 있어서 먹으면 죽어"

"안 죽어."

아이들이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보고 듣고 먹는 것이 다양해지면서 수업 시간에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에서

폭소가 터지고 다양한 의견들로 수업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고 녀석 맛있겠다.'책을 보여 주었다.

"와 ~~ 나 이 책 읽었어요.

"나두요. 우리 엄마는 일본어를 읽어 주었어요."

"그래~~~~ 읽은 사람은 손 들어 봐" 절반은 손을 든다.

  '고 녀석 맛있겠다'는

아기 안킬로사우스와 티라노사우루스의 이야기로  인기 있는 그림책이다.

"와~~ 반이나 읽었네!!! 대단하다" 칭찬을 해 주면 아이들은 으쓱한다.

"너희들 책 진짜 많이 읽는 어린이네."라는 말과 동시

아이들은 자기가 얼마나 많은 책을 읽는지, 그리고  다른 책의 제목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혼돈이 시작된다.

" 그럼 박수 두 번 짝짝 가슴에 손을 모으고 존중" 어린이들은 어느새 마음을 집중해 준다.

'고마운 녀석들' 마음으로 감사하며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은 안 읽은 친구들을 위해 조용히 들어줄 수 있지요."

"예~~~~~~~"

책을 읽기 시작하여 서너 장쯤 넘어가면 어린이들이 하는 말

"이상하다. 우리 책에는 저런 말이 안 나오는데"

"야, 우리 책에는 나와" 서로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음~~~ 선생님은 그림까지 읽어서 그래"

"아~~~ 어쩐지" 귀여운 어린이들, 글만 읽고 그림은 잘 보지 않는 친구들이 많다.


친구들 퀴즈


"첫 번째. 퀴즈! 티라노사우루스는 왜  등허리에 난 상처보다 마음이 욱신욱신  쑤신다고 했을까?"

"저요! 육식동물이라서 언제 가는 잡아먹어야 해서요."

"저요! 킬란타이사우스가 물어서 아파서, 음~~~ 어쨌든 아파요." 언제가는 알겠지 마음으로 응원한다.

"저요! 언제가는 헤어져야 하기 때문, 남의 자식을 키울 수 없어서입니다."

"저요! 육신동물과 채식동물은 같이 살 수 없어서 떠나보내야 하는 마음이 너무 아파서."등등

와!!! 고마운 녀석들 잘도 이해하는구나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두 번째 퀴즈!  아기 안킬로사우스와 티라노사우루스가 같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아기 안킬로사우루스 엄마, 아빠는 어떻게 알았을까?"


"저요! 그냥 다 알아요. 부모라서"

"저요! 매일매일 찾아다녀서요."

"그림에 힌트가 있어요,  마음대로 여기저기를 다닐 수 있는 게 있어. 다시 한번 그림 보여 줄게 잘 봐요"

"저요?  새요 저기 저 새가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왔어요."

아~~~~ 그렇구나,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해 봤어요.




 "세 번째  퀴즈.  맛있겠다 엄마 아빠가,  티사노샤우스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잘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법 어른스럽게 대답들을 한다.

그런데, 한 어린이의 차례가 되자

"아저씨! 남의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 어떡해요. 우리가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아세요.

남의 애를 데리고 있으면 찾아 줄 생각을 해야지. 그렇게 데리고 있으면 어떡해요."

어린이가 화가 나서 거의 소리를 지르며 말을 하자

다른 친구들이

"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라는 소리가 합창처럼 들려왔다

"아~~~ 잠깐.  존중!!!!!!  이 친구의 의견도 중요하니 말하면 안 돼." 잠시 진정이 되었다.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그 친구가 아직 분이 안 풀렸는지 다시 한번 일어나서 아주 큰소리로 말했다.

흐흐흐흐, 나는 웃음이 터졌다. ' 와!! 새로운 녀석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이렇게 말한 친구는 처음이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그림책 읽기

혼자 있는 것보다 부모와 같이, 그리고 여려 명이 모여서 읽으면 더 빛나는 것이 그림책 읽기다.

우리는 책 읽기를 끝내고 '그 녀석 맛있겠다' 운동회를 하였다.

'하하 호호'  다음 시간이 더 기대된다. 또 어떤 생각들이 튀어나올 지  마음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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