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기 때 들려주었던 이야기
화창한 날씨의 어느 날 채소 나라 초록궁전에서 회의가 열렸습니다. 사람들이 채소를 싫어하고 식탁에 초대하지 않아서 건강을 잃어가는 문제에 대한 회의였는데 참석한 채소들은 걱정이 많아 보였어요.
"사람들이 건강을 잃는 것을 모르고, 관심도 없는데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오이 장관이 한숨을 쉬며 말하자 대파 할아버지가 하얀 수염을 쓰다듬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사람들 문제에 신경 쓰지 않으면 결국 채소 나라도 사라지게 되니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대파 할아버지 의견에 토마토와 양파, 감자와 호박 등 많은 채소들이 찬성했지요.
그래서 샐러리 임금님의 아들인 당근 왕자와 피망 공주의 결혼식을 멋지게 올려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로 하였습니다.
당근 왕자는 소문난 멋쟁이였는데 웬일인지 왕은 왕자에게 찰랑이는 초록색 머리를 짧게 자르라고 하였어요. 왕자는 채소 왕국과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데에 거역할 수 없었고 초록색 머리를 짧게 하고 결혼식 날을 기다렸습니다.
행복한 결혼을 앞두고 피망 공주 또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한 공주는 무슨 옷을 입을지 결심이 서질 않았어요. 하지만 있는 그대로가 가장 예쁘다는 어머니인 호박 여왕의 조언에 따라 날 때부터 지닌 색깔인 초록색 드레스를 입기로 하였습니다.
드디어 결혼식 날!
채소 왕국의 기쁜 날을 맞이했어요.
궁전 앞마당에는 부드러운 양상추 카펫이 펼쳐지고 멋진 복장의 가지 지휘관이 지휘하는 채소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어요. 피망공주는 초록 빛깔로 반짝이며 예뻤고 당근 왕자는 주황색 옷을 입고 서 있었지요. 두 채소는 서로를 바라보며 부끄럽게 웃었답니다.
바로 그때였어요.
결혼식이 시작되려는 순간 하늘에서 하얀 것이 소복소복 내리기 시작했어요. 채소 나라 주민들은 눈을 크게 뜨고 구름 사이로 내려오는 게 무언가 궁금해서 바라보았습니다.
"눈이 아니네?"
"향기가 달콤한데?
하늘에서 내리는 것은 바로 포근하고 고소한 ‘마요네즈 눈’이었어요!
부드러운 크림처럼 천천히, 따뜻하게 내려오는 마요네즈 눈은 당근 왕자의 어깨 위에도, 피망 공주의 초록 드레스 위에도 살짝살짝 내려앉았습니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양상추 카펫 위에 마요네즈 눈이 닿는 순간, 양상추는 반짝반짝 윤기가 나며 싱싱해졌고, 토마토 악단의 얼굴은 더욱 붉어져서 음악 소리가 경쾌해졌어요. 가지 지휘자의 지휘도 훨씬 힘차게 보였습니다. 결혼식을 보러 온 브로콜리와 옥수수들은
“와~~! 우리 다 샐러드로 변해 가!”
라며 서로 구르고 아이처럼 웃기 시작했어요. 대파 할아버지와 양파 할머니는 마요네즈의 포근한 향기에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새 초록궁전 전체는 상큼하고 고소한 향기로 가득 찬 커다란 샐러드 들판으로 변해 가고 있었어요.
이윽고 왕자의 아버지인 샐러리 임금님이 주례와 축사를 겸해서 크게 외쳤어요.
“당근 왕자와 피망 공주! 마요네즈 눈이 축복해주는 오늘 이 순간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둘은 채소 왕국을 함께 지켜 나갈 멋진 한 쌍입니다!”
마요네즈 눈은 계속해서 촉촉하게 신랑 신부의 머리 위로 내려앉았고, 채소 나라 주민들은 모두 환호했어요.
“축하합니다!”
“우리 왕국도, 우리 모두도 샐러드가 되었네!”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가장 행복한 결혼식이야!”
당근 왕자와 피망 공주는 서로 바라보며 웃었습니다.
“우리 채소 왕국을 더 맛있고 건강하게 같이 만들어요!”
그후 채소 왕국에서 결혼식이 있는 날이면 하늘에서 ‘마요네즈 눈’이 내려 왕국은 맛있는 샐러드가 되었고, 사람들은 채소 요리 앞에서 이렇게 말하죠.
“오늘은 채소 왕국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로구나!”
그리고… 채소들은 사람들과 서로를 건강하게 만들며 언제나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