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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 후선 Dec 19. 2024

오래가려면 서로의 성격을 알고 이해하는 사람과 가라

 요즘 성격유형에 관한 이야기가 어디를 가나 최고 인기다. 오프라인의 다양한 모임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블로그와 같은 온라인에서도 단연 최고 인기다. 성격유형에 관한 유머 콘텐츠나 자신의 성격유형에 따른 에피소드 이야기는 중년인 나마저도 빠져들 정도로 재밌다.   

   

 성격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궁금해하고 풀고자 했던 문제였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수학한 고대 그리스 학자 테오프라투스는(Theophrastus, 372-289 BC) ‘성격(Character)'이란 책에서 ‘모든 그리스 사람들은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교육을 받으며 생활하는데 왜 성격 차이가 생기는가?’라는 의문을 가졌다. 이는 지금도 많은 엄마가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다.

 “어떻게 내 뱃속으로 낳았는데 첫째랑 둘째가 이리 다른지 이해가 안 되네요”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 중, 단연 1등은 나일 것이다. 한 번씩 도저히 내 상식으로 언니를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늘 가졌던 의문이다. 

 ‘같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 늘 같이 생활했는데 왜 이리 다르지? 뭐가 문제지?’ 


 우리는 오랫동안 상대방이 어떤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지니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특히,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이 있거나 거래처와 협상을 진행할 때, 또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땐 이런 궁금증이 더욱 강해진다. 

 '그 사람은 어떤 것을 좋아할까?'

 '내가 이런 제안을 하면 상대방은 어떤 반응을 할까?'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상대방이 좋아할까?'

 이러한 궁금증 때문에 지금의 여러 성격평가 도구가 개발되게 되었다.

 성격유형 척도는 19세기 말 갈톤(Galton)이 처음으로 시도했고 융(Jung)이 처음으로 성격을 유형화했다. 그리고 지금은 여러 가지 성격유형 검사들이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성격유형 검사는 나와 타인의 이해를 높여 원활한 대인관계뿐만 아니라 자기계발, 직업선택, 팀 활동, 범죄분석, 문화계발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성격유형 얘기를 하면 흔히 듣는 질문이 있다.

 “성격유형을 왜 알아야 하죠?”

 그러면 이렇게 답을 한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죠, 그럼 나도 모르고 상대도 모르면 백전백패겠죠”

 그러면 모두가 “아 하!” 한다. 다른 설명이 더 필요치 않다. 우리가 자주 인용하는 ‘지피지기’는 군사적인 전략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스포츠, 대화, 대인관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자신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또한, 타인을 이해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자신과 타인의 성격을 알고 이해한다면 대인관계를 더욱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다.      


 우리는 오랜 경험을 통해 날씨에 따른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 2월과 3월에는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불기에 산불을 조심해야 한다. 6월과 7월에는 비가 많이 내리기에 수해나 산사태를 조심해야 한다. 8월에는 폭염, 12월과 1월에는 한파를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습한 7, 8월에는 쌓여 있는 나뭇잎에 불씨가 튀어도 불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건조한 2, 3월엔 바로 불이 번진다. 같은 행동이더라도 좀 더 조심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 만약 이를 알지 못한다면, 혹은 무시한다면 어찌 될까?

 성격도 이와 같다. 성격은 인간관계의 날씨다. 계절에 따라 나타나는 기후변화가 있듯, 성격유형에도 유형에 따라 나타나는 다양한 패턴이 있다.     


 동물은 초식동물과 육식동물로 나뉜다. 초식동물은 눈이 양옆에 있고 이빨이 납작하고 발굽이 있다. 육식동물은 눈이 앞에 있고 송곳니가 뾰족하고 발톱이 있다. 초식동물은 풀을 뜯어 먹고 살기에 위험하지 않지만, 육식동물은 위험하다. 덩치와는 상관이 없다. 덩치가 작아도 육식동물은 위험하다.

 초원에서 어떤 동물을 만났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내 앞에 나타난 동물이 육식동물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빨리 방도를 찾아 행동해야 한다. 가만히 있다간 위험해진다. 

 이처럼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을 구분할 수 있는 지식이 있어야 위험을 피할 수 있듯, 성격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성격특성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상대를 이해할 수 있다. 

 ‘나는 크게 힘들지 않지만, 저 친구는 나와 다르기에 힘들구나’. ‘나는 화나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런 일로 화가 날 수 있구나’. 이처럼 나와 상대의 특성과 행동 패턴을 알고 이해한다면 인간관계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만약 당신이 상대의 성격을 알고 상대의 성격에 맞게끔 10개의 노력을 한다면 15개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성격을 모르고 상대의 성격과 반하는 10개의 노력을 한다면 5개의 결과를 얻을 것이다. 이만큼 성격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차이가 크다. 성격을 알고 타인을 이해하면 인간관계가 훨씬 수월해진다.      

 서로의 성격을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바라보는 방향이 비슷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바라보는 방향이 같을 때 오래갈 수 있다. 먼 거리를 가다 보면 양 갈래 길이 나온다. 출발할 땐 같은 방향이었지만 양 갈래 길에선 각자가 바라보는 곳으로 가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양 갈래 길은 점점 많아진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책 제목이 있다.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태어 본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고, 오래가려면 서로의 성격을 알고 이해하는 사람과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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