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모두에게
아무리 원인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쇠뿔도 단김에 빼라’, ‘해 보기나 해 봤어?’ 이런 것 모두가 행동 에너지를 높이는 방법이다.
나는 행동형 성격을 설명할 때 늘 예로 드는 인물이 있다. 바로 ‘정주영 회장’이다. 정주영 회장이 임원 회의에서 안건을 내면 임원들은 힘든 안건이라며 자주 반대했다. 그럴 때마다 정주영 회장이 했던 말이 있다.
“해 보기나 해 봤어?”
TCI 검사라는 심리검사가 있다. 기질과 성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검사 도구다. 이 검사를 해보면 본인의 사고방식, 감정 양식, 행동 패턴, 대인관계 양상, 선호 경향 등을 폭넓고 세밀하게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를 알아가는 도구’로 꼭 권하고 싶은 심리검사다. 여기에는
첫째. ‘어떤 새로움을 추구하는 성향이 높은가? 낮은가?’
둘째. ‘새로운 환경에서 회피하려는 성향이 높은가? 낮은가?’
셋째. ‘대인관계에서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가? 낮은가?’
넷째. ‘어떤 일을 할 때 인내심이 높은가? 낮은가’가 나온다.
첫째 새로움을 추구하는 자극추구는 악셀레이터 역할이고, 둘째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은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만약 자극추구는 높고 위험회피가 낮다면, 브레이크 고장 난 차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것과 같다. 반면, 자극추구는 낮고 위험회피가 높다면 브레이크도 악셀레이터도 고장 나서 움직이지 않고 멈춰있는 차와 같다. 이렇게 극으로 달리는 사람은 없겠지만, 비유를 들자면 이렇다. 여기서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은 행동 에너지가 높을 것이고,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은 행동 에너지가 낮을 것이다.
우리 집은 나는 전자고 남편은 후자다. 극과 극이 만났다. 두려움을 기본적 베이스로 태어난 사고형인 남편은 내가 새로운 일을 하려면 늘 이렇게 얘기한다.
“확실하지도 않은데 왜 하려는데?”
그럼 나는 늘
“되는지, 안 되는지 해봤나? 해봐야 알지”
우리 부부가 싸우는 데는 늘 같은 이유다.
‘행동하지 않고 탁상공론만 일삼는 남편’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저지르는 나’
우리 둘 모두가 서로의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예민한 성격인 사자 성격이기에 자기의 기준이 옳다며 강요한다.
나는 해 보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훨씬 났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해보지 않고 후회하면 ‘그때 해볼걸’하는 미련이 남는다. 하지만 해보고 후회하면 해보았기에 미련은 없다. 어차피 후회한다면 미련없는 후회가 났다. 그렇기에 늘 나를 말리는 남편한테
“해봐야 미련이 없지. 아니면 ‘그때 해볼걸’ 하고 미련이 남잖아”
여기 세 그룹이 있다.
첫째, 고통을 경험한 A그룹
둘째, 옆 사람이 고통 겪는 것을 본 B그룹
셋째, 두 가지 모두를 경험하지 않은 C그룹
이 중에서 만약 셋 팀이 같은 고통을 또다시 겪게 된다면 누가 가장 괴로워할 것인가?
고통을 가장 크게 느끼는 그룹은 B그룹이고, 가장 덜 느끼는 그룹은 A그룹이라 한다. 고통을 경험한 사람은 덤덤해져 고통을 덜 느끼지만, 상대가 고통을 느끼는 것을 본 사람은 본인이 직접 경험하면 더욱 고통스러워한다.
그렇다. 두려워서 망설이기보다 실패하더라도 해봐야 한다. 만약 해보았을 때, 성공하면 좋겠지만, 가령 실패해도 고통을 버티는 힘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망설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버티는 힘을 잃어버려 쓰러지고 만다.
바로 이것이 ‘왜 행동해야 하는가?’의 답이다.
웨딩숍을 그만둔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다. 어쩌다 지인이 하던 미술 상담센터를 내가 하게 됐다. 나는 미술도, 상담도, 심리도 경험이 없는 데다, 직업 또한 이와는 관련 없는 웨딩숍을 했었다.
너무 힘들었다. 일 마치고 집에 오면 앉아 있을 기운이 없어 바로 소파에 쓰러졌다. 남편은 이런 나에게 “누가 돈 벌어 오라 하드나? 왜 시작해서 그러냐?”며 화를 냈다.
지금 와서 보면, 그건 매우 잘한 선택이었다. 나는 상담센터를 하면서 이론적인 기초지식과 경험적 지식을 쌓게 되었다. 만약 그때 조금만이라도 현실을 파악했더라면 그렇게 막무가내로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참으로 어렵게 박사학위를 받고도 정작 무용지물이 되었을 것이다.
아들러는 ‘모든 것은 본인이 선택한다’고 했다. 만약 누군가가 우울증을 앓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면, 남들하고 어울리지 못하는 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본인이 우울증을 선택한 것이고 누군가가 비행이나 가출을 했다면, 아버지에게 맞은 것, 혹은 부모의 이혼 등에 대한 반항으로 본인이 가출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본인이 선택하였기에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도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 ‘행동하라! 지금 바로'
아들러에게서 찾은 각자의 열쇠를 사용해보자. 저마다 가지고 있는 힘든 자물쇠를 열어보자.
실패하더라도 해보지 않은 것보다 났고, 성공하면 대박이다. 밑져봐야 본전인데 무엇을 망설이는가?
'Do it! right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