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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의 연금술사 Jun 21. 2022

한국의 편의점이 그리운 밤

그런 날이 있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한 날.


한국이라면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시원한 맥주 한 캔과 과자 몇 봉지를 사들고 귀가했겠지만,

애석하게도 카타르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카타르는 무슬림 국가이기 때문에 호텔을 제외한 일반 식당 및 슈퍼마켓에서는 술을 절대 구할 수 없다. 모든 무슬림 국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엄격하게 무슬림 법을 따르는 나라들에서는 호텔에서만 술을 구할 수 있다.


호텔에 가지 않더라도 알코올 라이선스가 있으면 합법적으로 술을 살 수 있다고는 들었지만, 뭐 그렇게까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술을 구할 만큼 술이 절실하지는 않고, 그냥 술이 너무너무 고플 때 가끔 호텔에 가서 한 잔씩 하고 오는 정도이다. 일 년에 다섯 번도 채 마시지 않는 것 같기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대학생 때는 술 마시는 걸 좋아했는데, 술 자체가 좋아서라기 보다 사람들과 모여서 노는 그 분위기 자체를 좋아했던 것 같다.


카타르에 오고 난 뒤 직업 자체가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이다 보니, 오프 때는 집에 있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고, 술 자체도 구하기 쉽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시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가끔은 맥주 한 잔이 간절할 때가 있다. 


혼자 조용히 맥주 한 캔 하고 싶은 그런 날.

그럴 때 나는 논 알코올 맥주를 마신다.


2014년에 우연히 슈퍼마켓에서 발견한 논 알코올 맥주는 지금까지 나의 친구가 되어주고 있는데,

특히나 밤 비행 후나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마시면, 이미 노곤 노곤하고 졸린 상태라서 정말 취한 것처럼 느껴진다.


사실 이 또한 몸에 좋은 음료는 아니므로 잘 마시지 않으려고 하지만, 정말로 맥주 생각이 간절할 때는 대용품으로 꽤나 괜찮고, 알코올이 들어있지 않아서 언제든 부담 없이 마시기도 좋다.




얼마 전 맥주 생각이 간절했는데, 집 근처 슈퍼마켓에 갔다가 버드와이저 논 알코올이 있길래 사 왔다. 


양고기 꼬치도 굽고, 과자와 아몬드 한 봉지를 뜯어, 오래간만에 혼자만의 여유를 만끽했다.

너무너무 좋았지만, 안 졸릴 때 마셔서 그런가 맥주 맛이 살짝 아쉽다.


다음에 한국에 가면, 꼭 맥주 한잔해야지. 

한국의 편의점이 그리운 밤이다.


양고기 코프타(양 꼬치)와 한국의 꼬깔콘과 비슷한 과자(꼬깔콘보다 맛없다...) , BBQ 맛 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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