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는 항상 샌다

by 미녜

추운 겨울날

잔뜩 술에 취해 사 온 막걸리는 항상 젖어있었다.


"아.. 바꿔드릴까요?"

- 그냥 주세요


병뚜껑 언저리에 묻어있는 게

마치 내 인생 같았다.


죄 없는 저 물기를 탓한 체

병뚜껑을 따고


미끄러운 저 물기를 모른 체

술잔에 따르며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길을 피한 체

어느새

기울이고 있었다.


막걸리는 항상 샌다.

입가로

언저리로


- 그냥 주세요

그냥

그게 좋으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서울역, 그대의 모습에서 나를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