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이수아
말발굽 소리에 일어나 커튼을 걷어보니
어둠 속에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주방에 앉아 귀를 기울였다
절벽 해안으로 나를 데려갔다
내려다보이는 검푸른
바다에 한쪽으로 휘날리는 머리카락
비를 안고 몰려오는 먹구름
다그닥, 다그닥
⁐⁐⁐ , ⁐⁐⁐
다그닥, 다그닥
⁐⁐⁐ , ⁐⁐⁐
먹구름은 고삐를 틀어쥔 손 같았다
모든 걸 맡겼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면서 달리는 거냐고 묻고 싶었다
다시 마주한 벼랑
밀물처럼 가쁜 숨,
파도에 찍힌 여러 갈래 열어 갈래
되돌아가는 길을 알 수 없어 서성이고 있어
썰물 같은 갈림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