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김민준

by 연산동 이자까야

부산 동서대는 러시아 사할린과 인연이 깊습니다. 2003년부터 매년 사할린 한인 후손들을 선발해 무료로 학사 학위를 딸 수 있도록 돕고 있거든요. 일제는 1930년대 후반 사할린을 전쟁기지를 만들기 위해 한인 7만 여명을 이주시켰습니다. 일제가 패망하자 사할린 항구를 찾은 강제 징용자 상당수는 하염없이 귀국선을 기다리다 스러집니다. 굶어 죽거나 얼어 죽거나. 부산 기장군에는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 120여 명이 모여 사는 아파트도 있습니다.

21764_1629095819.jpeg 15일(현지시간) 광복절을 맞아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으로부터 한국 이름을 선물받은 멕시코 한인 후손 가족이 새 이름이 적힌 액자를 들고 웃는 모습. 연합뉴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이 16일 멕시코의 한인 후손 38명에게 한국어 이름을 선물했습니다. 한인 5세인 오스카르 히메네스 김(28)은 ‘김민준’이 적힌 붓글씨 액자를 받아 들고 감격. “할아버지는 늘 한국인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하셨다. 조국에 조금 더 가까이 간 것 같다.” 한인 4세 예스비 레오노르 펙 리(40)는 ‘이도경’이라는 이름을 받았습니다. 딸에게 ‘하늘’이라는 우리말 이름을 붙이기도 했던 그는 ‘법도 도(度)’와 ‘빛날 경(炅)’에 담긴 뜻을 유심히 읽으며 눈물. 할아버지의 한국 성 ‘황보’가 현지 성 ‘후암포’(Juampo)로 바뀌었던 베아트리스와 난시 모녀는 각각 ‘황보채현’과 ‘황보정민’으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김도희’라는 이름을 얻은 마르타 김 레온(56)은 “독립유공자인 할아버지 김성택 선생의 뜻을 더욱 되새길 수 있게 됐다”고 하더군요. 한국문화원은 조상들의 성·항렬과 후손들의 생년월일까지 고려해 전문가에게 작명을 의뢰했다고 합니다. 외모가 영락없이 멕시코인인 ‘김민준’ ‘김도희’는 1905년 이주 노동자 신분으로 멕시코에 도착한 한인 1000여 명의 후손들. 1세대 한인들은 선인장 농장(에네켄)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임금의 일부를 독립자금으로 송금. 현재 멕시코엔 3만여 명의 한인 후손이 살고 있습니다. 이날 홍범도 장군의 유해도 국립대전현충원에 도착했습니다. “역사는 정체성이다. 역사를 알아야 공동체를 위해 고민하는 삶을 살 수 있다(정상규 역사전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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