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불법시술이나 ‘그림자 의사’의 대리수술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CCTV 열람은 수사·재판기관의 요청이나 환자와 의료인 쌍방 동의가 있을 때 가능합니다. 의료진이 촬영을 거부할 수 있는 예외 조항도 있습니다. 수술이 지체되면 환자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응급수술을 시행하는 경우 또는 전공의 수련 목적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그것. 대한의사협회는 거세게 반발합니다. “CCTV 설치 의무화는 국민 건강과 환자 보호에 역행” “(의사가) 생사를 다투는 위태로운 상황을 기피하는 경향 확산” “환자-의사의 불신 조장”….
대한의사협회와 약간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최병현 양산부산대병원 외과 교수는 최근 국제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수술실 CCTV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일 듯 하다”고 적었습니다. “(중략) 외과의사의 권위나 수술실의 성역화는 모든 영역에서의 탈권위를 지향하는 현대의 시대정신과 맞지 않는 듯 하다(중략). 요즘은 교통사고가 일어나면 블랙박스를 확인하는 것이 1순위이다. 예전처럼 현장 보존하고 타이어 자국에 페인트칠하고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강력범죄 검거율도 97%이상이라고 한다. CCTV 덕분일 것이다.”
양산부산대병원의 모든 수술실에는 CCTV가 있다고 합니다. 최 교수는 “만약 정부가 CCTV 수술 수가를 따로 병원에 이득이 되게 책정한다면, 모든 병원에서 언제 반대했느냐는 듯 최대한 빨리 CCTV를 설치할 것이다. 수가가 지정되어 있지 않아도 벌써 몇몇 병원은 수술 전과정을 CCTV로 보호자들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자기병원의 홍보수단이 되어 있다. 어쩌면 어떤 유튜버 의사들은 ‘액션캠’을 달고 수술을 할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칼럼 마지막 문장입니다. “이것은 기술의 발달이지만, 낭만의 후퇴 혹은 새로운 종류의 ‘신뢰’ 재정립일지 모르겠다.” 수술실 CCTV 설치법이 국회를 최종 통과하면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