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자 하는 이 울분

by 연산동 이자까야

현장에 있었던 국제신문 사회부 신심범 기자는 이렇게 보도합니다. “지난 25일 밤 11시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주차장에서 심야 게릴라 차량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경남 김해에서 온 이종호 씨는 ‘살고 싶다’고 절규했다.” 자영업자인 이종호 씨는 이렇게 외칩니다. “살고자 하는 이 울분을 어떻게 풀어야 합니까.” 살고자 하는 울분이란 표현이 무겁고 어둡습니다. 살고자 하는 열망, 살고자 하는 의지는 밝고 힘찬 느낌인데 ‘살고자 하는 울분’은 처음 듣는 표현인 데다, 아득한 절망감을 풍깁니다.

21764_1629966651.jpeg 25일 밤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주차장에서 자영업자들이 차량 시위를 앞두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국제신문

이날 밤 11시30분에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가 비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부산에서 차량 시위를 벌인 겁니다. 코로나19 방역이 4단계로 올라가면서 자영업 전반이 벼랑 끝으로 더욱 내몰리자 자영업자들이 나선 것입니다.


방역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발생 2년째를 맞아 ‘위드 코로나’ 담론이 퍼지는 요즘, 우리 사회 코로나 대응법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자영업자들의 간절한 구호는 역설합니다. 백성이 “살고 싶다”고 말할 때, 경청하고 손을 잡아야 합니다.


부산대 앞에서 ‘카페 헤세이티’를 10년 운영했던 황경민 작가가 생애 첫 시집 ‘통화중일 때가 좋았다’를 냈군요. 수록된 시 ‘엄마의 방식’을 읽으니 왠지 힘이 나 소개합니다.


남항시장에서 돼지빼다구 만 원어치를 샀는데 / 살키는 또 얼매나 마이 붙어있든지 / 고오고 고오고 또 고아가 / 이우지 할마시들하고 한 그륵 하고 / 이우제 사는 여동생하고 한 그륵 하고 / 장가 몬 간 아들내미하고 한 그륵 하고 / 큰 아들내미 식구 오모 또 한 그륵 하고 / 아들내미 손에 세 봉다리 얼라가 보내고 / 아직 두 봉다리가 남아가 또 난중에 녹카 묵는, // 아, 등골 빼먹힌 돼지빼다구, / 뼈에 송송 구멍 난 엄마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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