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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Apr 02. 2021

이토록 잔인한 벚꽃

“벚꽃이 싫다.” 


며칠 전 방문한 단골 음식점 주인장은 화사한 봄을 걱정하더군요. 나들이객이 증가하면 코로나19 확산→자영업 영업규제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시가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하면서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습니다. 3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관중도 10% 이내로 제한됩니다.


부산에선 유흥업소를 매개로 한 연쇄 감염이 149명으로 늘었습니다. 확진자가 나오거나 다녀간 유흥업소가 무려 100여 곳. 2차 펜데믹을 우려해야 할 수준입니다. 온라인 카페에는 “벚꽃이 피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매출이 50%까지 회복되고 있었는데 다시 10%대로 떨어질 것 같다”는 한숨 섞인 글이 넘칩니다. 방역당국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정확성이 다소 떨어지는 자가진단키트 도입 논의에 착수했습니다.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전자 증명서’도 빠르면 이달 나온다고 하네요. 

부산 수영구 남천동 벚꽃.

인구의 12%가 최소 1회 백신을 접종한 프랑스도 어제 다시 봉쇄령을 발령했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하루 4만 명대에 이르자 외출 금지령과 함께 기업 15만 곳의 문을 닫게 했습니다. EU는 러시아산 ‘스푸트니크 V’ 백신 도입도 검토 중입니다. 인구의 30%가 백신을 맞은 미국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CNN방송은 최근 1주일 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6만5700명으로 1주일 전보다 22%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잠시 살아나던 경제도 좌불안석.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국산 자동차 제조사는 감산에 들어갔습니다. 현대차 울산1공장을 오는 7~14일까지 휴업. 한국GM은 이달 부평2공장의 절반만 가동합니다. 스마트폰과 가전용 반도체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보복소비’가 원인 중 하나입니다. 중국 샤오미는 최근 “스마폰용 반도체의 극심한 부족”을 이유로 일부 스마트폰 모델의 생산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제와 일자리를 지키는 길은? 우리 모두 정답을 알고 있습니다. “벚꽃은 내년에도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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