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기 참 쉽습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그랜드호텔을 매입한 A사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부동산 개발·공급업을 하는 A사는 지난해 3월 주차장 용도로 묶여 있던 그랜드호텔 옆 1388㎡(약 420평)를 57억7000만 원에 사들입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지난해 6월 A사가 산 땅을 포함해 4필지 4476.5㎡가 40여 년만에 주차장 용도에서 해제(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됩니다. 토지규제가 풀리자 A사는 올해 5월 378억 원에 땅을 매각합니다. 불과 1년여 만에 300억 원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남긴 셈. 토지 단가는 3.3㎡당 1300만 원대에서 9000만 원대로 550%나 급등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당하게 돈 버는 행위를 비난할 순 없습니다. 그래도 ‘난개발’이 우려되는 건 사실입니다. A사가 매각한 땅은 해운대해수욕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중점관리구역이면서 일반 상업지역입니다. 이제는 주차장 용도가 해제된 덕에 레지던스(생활형 숙박시설)나 오피스텔·의료·판매시설 건축이 가능해졌습니다. 만약 초고층이 허용되면 엘시티처럼 바다 경관을 ‘독점’할 수도 있습니다.
앞서 2012년에는 몇몇 부산시의원들이 중심지 미관지구인 그랜드호텔 일대에 공동주택을 허용하는 내용의 조례를 발의했다가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고 물러선 적도 있습니다. 중심지 미관지구란 도심 고밀도 개발에 따른 경관 보호를 위해 건축 용도를 제한하는 지역. 원래 엘시티도 중심지 미관지구였다가 2009년 부산시가 특혜시비를 무릅쓰고 일반미관지구로 용도를 변경해 주거시설(아파트)가 허용됐습니다.
현재 그랜드호텔과 주차장 용도가 해제된 476.5㎡의 개발 방향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A사는 지난 5월 그랜드호텔을 철거하고 숙박시설을 짓겠다는 내용의 건축심의를 해운대구청에 신청한 상태입니다. 해운대 백사장 한 가운데에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