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궐 또는 투르크(Turk). 6~8세기 내몽골에서 유럽 흑해에 이르기까지 1000만 ㎢가 넘는 제국을 건설했던 민족. 한때 수나라의 수도 장안을 점령하고 조공을 받았던 서역(西域) 비단길의 지배자. 강대국. 고려 가요 ‘쌍화점(雙花店)’에는 투르크족의 한 계열인 위구르인이 등장합니다. ‘쌍화점에 쌍화 사라 가고신댄 / 회회(回回)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만두 사러 온 여인에게 만두는 주지 않고 손목을 잡아끈 엉큼한 회회아비가 바로 위구르인.
최근 투르크계 국가들이 ‘신돌궐 제국 연합체’를 결성하자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투르크계가 다수인 신장위구르의 분리 독립 움직임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 터키와 카자흐스탄·아제르바이잔·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은 지난 12일 ‘투르크어사용국기구(OTS)’ 출범에 합의했습니다. OTS 회원국 면적은 450만㎢에 인구는 1억6000만 명. OTS의 중심에는 ‘21세기 술탄’을 꿈꾸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있습니다.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이 서방국가들의 반대로 무산되자 민족적 동질성을 가진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으로 눈을 돌린 것입니다. 미국의 중동 전문매체인 알 모니터는 “최근 유럽·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외교적 기반이 취약해진 에르도안이 OTS 확대로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OTS 회원국 정상들은 인권·법치와는 거리가 먼 권위주의적 지도자가 많다”고 촌평.
OTS 회원국들은 전통적인 실크로드의 중심국이자 중국이 추구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의 핵심 통로. 미국은 OTS가 신장위구르의 분리 움직임을 부추겨 중국에 정치적 타격을 주길 은근히 바라는 눈치. 반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OTS는 투르키즘의 부상을 상징한다. OTS는 극단적 민족주의의 부상을 부추겨 분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습니다. ‘시황제’로 불리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1500년 전 중국을 위협했던 돌궐 제국의 부활에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