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대 김태희(57) 교수는 요즘 인공지능(AI)을 장착한 미러 로봇에게 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간 행동을 ‘거울’처럼 따라하는 로봇이 딥러닝을 통해 무용수들과 호흡을 맞춘다고 하네요. 여기서 의문 하나. AI는 감정을 갖거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김 교수도 “로봇을 공부할수록 ‘지능’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부딪혔다”고 합니다. “과학만으로는 해답을 찾기 어려웠다. 예술에서 답을 찾기 위해 뒤늦게 미국·영국 유학을 떠났다. 논리와 비논리를 모두 다루는 학문이 예술이기 때문이다.
사실 논리와 비논리가 혼재한 영역이 정치입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갈등이 ‘폭탄주 모임’ 한 방으로 해소한 것도 시퀀스(전산적 사고)에 익숙한 AI가 볼 때 ‘납득 불가’일 겁니다. 4일 부산을 찾은 윤 후보는 이 대표의 ‘미러’를 자처하는 듯한 말을 합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100년 정치사에서 최초로 나온 30대 대표다. 선거운동 기획의 전권을 드린다. 이 대표가 기획하고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따르겠다. 어떤 옷을 입고 선거운동에 나서라고 하면 그대로 하겠다.”
이쯤에서 이 대표가 스포트라이트를 윤 후보에게 양보했을까요. 부산 유세의 주인공은 이 대표였습니다. 그가 군중들과 ‘셀카’를 찍을 때 윤 후보는 이 대표 뒤에 서야 했습니다. 젊은 층이 셀카 행렬에 몰리면서 이 대표에게 시선이 더 집중됐죠. 일부 지지자들은 “후보가 뒤에 있다. 자리를 바꿔라”고 소리지를 정도. 부산의 한 국회의원은 “한 번 만나서 풀 수 있는 일을 놓고 그동안 저렇게 돌아다닐 일이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날 한시가 급한 이 시국에 몇 날 며칠을 날렸냐”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더군요. 윤 후보는 5일 “가끔은 시간도 일을 한다”는 글을 SNS에 남겼습니다. 이 대표를 품기 위해 기다렸다는 뉘앙스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두 사람의 앙금은 완전히 풀렸을까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