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 키즈’ 김진욱·나승엽

[Editor's Pick]

by 연산동 이자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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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신인 왼손투수 김진욱이 첫 공식경기에서 진가를 드러냈습니다. 21일 키움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와2/3이닝 무안타 무실점.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다운 위용입니다. 벌써부터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신인왕을 차지한 염종석의 후계자”라는 기대 섞인 평가가 나옵니다.


신인왕 후보는 한 명 더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꿈을 접고 부산갈매기의 막내가 된 타자 나승엽입니다. 둘 다 패기만만합니다. “더 많이 보여준 선수가 (신인왕을) 타지 않을까요? 실력으로 증명하겠습니다(나승엽).” “(KT의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 형보다 잘해야 신인왕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노력하겠습니다(김진욱).”

21764_1616312588.jpg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롯데 자이언츠 시범경기에서 롯데 선발투수 김진욱이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욱과 나승엽의 우상은 고(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입니다. 김진욱은 강릉고 2학년이던 2019년 ‘최동원상’을 수상했지요. 고인의 어머니 김정자 여사와 최동원 동상을 찾았던 때가 기억납니다. 그는 “앞으로는 삼진을 많이 잡는다는 뜻의 ‘삼진욱’으로 불리고 싶다”고 합니다. 나승엽의 꿈도 최동원-이대호를 잇는 프랜차이즈 스타.


최동원이 불세출의 영웅이 된 건 야구만 잘 해서가 아닙니다. 고인은 보복이 뻔히 보이는데도 프로야구선수협의회 결성을 주도한 불굴의 사나이입니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올릴 때 했던 “마, 함 해보입시다”는 부산 정신을 상징합니다.


최동원의 별명 ‘무쇠’는 물쇠(水鐵)에서 나온 말로 ‘무른 쇠’라는 뜻입니다. 강철이 등장하기 전 우리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물질이 무쇠였지요. 그렇게 단단하던 최 감독이 세상을 떠난 날, 국제신문 1면 제목이 ‘전설, 지다’ 였습니다. 올해 연말, 김진욱과 나승엽이 신인왕 트로피를 들고 1면에 등장하는 날을 상상합니다. 굳이 상이 아니어도, 그들이 우리 곁에서 최동원 정신을 실천하는 영웅으로 성장하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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