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칼텍

by 연산동 이자까야

전국 국립대 총장으로 구성된 국가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가 10일 서울대를 10개 만들자고 대권 후보들에게 제안했습니다. 또 국립대학법 제정과 ▷지역인재 채용의무 확대 ▷국·공립대 무상 등록금제 도입 ▷ 지역 연구개발(R&D) 재정 강화 ▷국가출연 연구소(분원) 설립을 공약으로 채택하라고 촉구. ‘지식과 권력’ 3부작을 집필한 김종영 경희대(사회학과) 교수도 지난해 펴낸 ‘서울대 10개 만들기’에서 한국의 입시 지옥은 명문대라는 좁은 문을 향한 ‘병목현상’ 때문이라면서 평준화를 넘어 전국에 10개의 서울대를 만들어 무상교육을 하자고 주장합니다.

21764_1644483550.png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 캠퍼스 전경. 칼텍 홈페이지 캡쳐

2017년에는 국내 국립대들이 파리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려고 시도.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국립대가 강의·캠퍼스를 공유하는 ‘연합 국립대’를 추진했었거든요. 부산대·강원대·경북대·경상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라는 이름 대신 ‘한국대 00캠퍼스’로 명칭을 바꾸자는 구상도 나왔으나 구성원 반대는 물론 예산까지 해결할 과제가 만만치 않아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집중 투자하면 비수도권에서도 명문대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카이스트나 포스텍·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를 보고 누구도 지방대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은 1891년 캘리포니아 패서디나라는 작은 도시에서 ‘스루프 공과대학’으로 출범한 직업전문대학이 모태입니다. 록펠러재단·카네기재단으로부터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받아 20여 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명성을 떨칩니다. 칼텍이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만 40명.


‘듣보잡’이던 스탠퍼드대가 실리콘밸리 인재 허브로 성장한 비결 중 하나는 프레드릭 터먼 공과대학 학장. 터먼은 전자공학과 라디오공학 분야에 집중 투자해 미국 최고로 육성하는 한편 산업단지도 건설합니다. IBM(1955년)과 록히드 항공연구시설(1956년)를 시작으로 글로벌기업의 연구소가 산업단지에 입주. 칼텍과 스탠퍼드 모델이 우리나라에서도 현실화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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