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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Apr 19. 2021

국정원 캐비닛서 발견된
부마의 진실

오늘(19일)은 4·19 민주혁명 61주년. 국내 4대 민주화운동은 부산·경남을 빼고 논할 수 없습니다. 


4·19 혁명은 이승만 정부의 부정선거에 항의하던 마산 고교생 김주열 군의 피살을 계기로 촉발됩니다. 부산에서도 고교생 강수영이 경찰의 총탄에 맞아 순국합니다. 1979년 부산·마산에서 들불처럼 확산한 민주화 시위는 박정희 정권 붕괴의 도화선. 


1980년 광주의 참혹한 실상을 널리 알린 주역도 부산에서 활동하던 노무현·문재인 변호사입니다. 두 사람은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 고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기자가 촬영한 이른바 ‘광주 비디오’를 가져와 공개합니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은 부산 출신 박종철 열사의 죽음이 기폭제. 그 해 전두환 정권의 호헌 조치에 반발한 ‘민주헌법쟁취 범국민운동본부’가 가장 빨리 출범한 도시도 부산입니다.

‘광복동의 시민항쟁’ 제공= 10·16부마항쟁연구소

부마민주항쟁 때는 수 백명이 잡혀갔습니다. 그런데 ‘민주화 운동’ 경력을 인정받은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경찰에 연행됐거나 구속·구류됐다는 사실을 증명할 정부 문서를 찾기가 힘들었던 탓입니다. 제정화(64) 씨도 마찬가지. 제 씨는 1979년 10월 17일 국제시장에서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의 몽둥이 세례를 받은 데 이어 ‘15일 구류’ 즉결처분을 받았습니다. 제 씨의 즉결심판 기록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18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가정보원의 캐비닛에서 잠자고 있던 부마민주항쟁 즉결심판 회부자 651명(부산 526명·마산 125명)의 수사결과와 처리 평정표가 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검찰로 송치된 구속자 2명과 마산의 즉결심판 대상자 3명의 공무장부도 추가로 확인. 42년 전의 진실 앞에 한 발 더 다가선 셈입니다


최근 부산시교육청은 민주화 시위의 흔적이 담긴 장소 안내서(부산 민주의 길)를 펴냈습니다. 화창한 봄날 아이들 손 잡고 ▷4·19혁명의 흔적이 담긴 4월길 ▷부마길(부산대 코스·남포동 코스·대신동 코스) ▷유월길(민주코스·항쟁코스)을 걸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방역과 거리두기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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