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이 한창인 콩고민주공화국의 드니 무퀘게는 반군에게 성폭행 당한 여성 수천 명을 치료하는데 일생을 바친 산부인과 의사.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가 “세계의 강간 수도”라고 불렀을 만큼 민주 콩고의 성범죄는 심각합니다.
이라크 야지디족 여성 나디아 무라드는 극단주의 무장조직 IS의 성노예 피해자이자 증언자. 무라드는 21살 때 IS가 점령한 모술로 끌려가 노예로 팔려 다녔습니다. 3개월 만에 극적으로 탈출한 그는 2015년 9월 IS를 민족 말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 2016년 9월에는 유엔마약범죄사무소의 첫 친선대사로 임명돼 인신 매매 피해자나 난민 소녀들의 참상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무퀘게와 무라드는 2018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합니다.
무라드가 경험한 비극이 우크라이나에서 재연되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3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탈출한 나탈리야(33·가명)의 가슴 아픈 사연을 보도. 나탈리야와 남편은 소나무 숲 옆에 집을 짓고 살던 평범한 부부. 러시아군 침략 소식을 듣고 문 앞에 ‘민간인’을 의미하는 하얀 시트를 걸어 놓습니다. 이튿날 총소리와 함께 들이닥친 러시아군 사령관 ‘미하일 로마노프’는 나탈리야의 반려견을 죽인 데 이어 차를 빼앗아 나무로 돌진시켜 박살 내 버립니다.
악몽은 계속됩니다. 해가 지고 나서 다시 찾아온 러시아군은 나탈리야 남편을 사살합니다. 이유는 “나치이기 때문에”. 그들은 또 “입 다물지 않으면 당신의 아들을 데려와서 엄마의 뇌가 집안 곳곳에 펼쳐진 것을 보여주겠다”고 협박하더니 나탈리야를 성폭행합니다. 러시아 군인들이 술에 취한 틈을 타 4살 아들과 탈출한 나탈리야는 SNS에서 ‘로마노프’의 얼굴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이 피신해 있던 민간 극장까지 폭격했던 러시아군. 백린탄·진공폭탄까지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그들이 또 무슨 만행을 저지를지 두렵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