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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Apr 21. 2021

'달빛철도'의 경제성 평가

중세 시대 ‘동맹’은 생존의 필수조건. 이탈리아 24개 도시는 신성 로마제국의 침략에 공동 대응합니다. 북해·발트해 연안의 여러 도시가 참가한 ‘한자(Hansa)동맹’은 경제적 이익 확대로 연결돼 큰 성공을 거둡니다. 


요즘도 동맹의 당위성은 여전합니다. 울산·포항·경주가 참가한 ‘해오름 동맹’이 매년 연구개발·문화·기반시설 구축을 위해 협력사업을 합니다. 부산은 경남·울산과 ‘메가시티’를 추진 중이죠. 호주 시드니는 매년 다양한 도시문제를 연대해 논의하는 ‘시티 토크(city talk)’를 개최합니다.

지난 3월 대구시에 의사를 파견한 광주광역시의사회  제공=광주시의사회

대구(달구벌)와 광주(빛고을)는 2013년 동서화합을 위해 ‘달빛동맹’을 맺었습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매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연대를 과시. 광주시는 지난해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전남대병원 병상을 내놓는 한편 ‘달빛의료지원단’을 급파해 대구의 눈물을 닦아줍니다. 달빛동맹의 핵심 사업은 내륙철도 건설. 광주~전남(담양·순창·남원)~경남(함양·거창·해인사)~경북(고령)~대구 203.7㎞를 고속화 철도로 연결해 1시간대 생활권을 형성하자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기도 합니다. 


달빛철도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성(B/C). 지난해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0.483에 그쳤습니다. 4조 원이 넘는 비용 때문에 중앙부처는 부정적인 반면 대구·광주는 “수도권 중심의 남북축 위주에서 벗어나 동서축을 연결하는 철도망을 건설해 남부 경제권을 형성해야 한다. 영호남 970만 인구가 영향권에 들어가는 만큼 국토균형발전을 이끄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은 오는 23일 국토부를 방문해 당위성을 설명한다고 하네요. 


달빛철도는 단순히 경제적인 이익을 넘어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제성’이라는 잣대로 동서화합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을까요?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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