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28일 폴란드·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천연자원의 무기화를 선언한 셈. 석유·가스를 100% 수입하는 국내 주식시장도 이날 파란불이 켜졌습니다.
한때 우리나라도 산유국의 꿈에 부풀었던 적이 있습니다. 1970년 제주도 남방 대륙붕 7광구에서 낙타등처럼 생긴 배사부 지형이 발견됐거든요. 배사부는 일반적으로 유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 해 1월 박정희 정부는 7광구에 대한 영토선언을 했다가 일본의 반대에 부딪힙니다. 오랜 분쟁 끝에 양국은 1978년 7광구를 공동개발구역(JDZ)으로 설정하는 한일대륙붕협정을 체결. 두 나라 합의 없이는 손댈 수 없게 된 셈. 일본이 공동 개발을 거부하면서 JDZ는 잊혀집니다. 2011년 개봉한 ‘7광구’는 석유 시추선이 심해 괴물과 맞서는 내용을 그린 영화.
7광구와 동중국해는 막대한 석유·가스 매장량을 가진 것으로 추정돼 ‘아시아의 페르시아만’이라 불립니다.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분쟁을 벌이는 것도 실상은 해저 자원 때문. 2010년에는 일본이 센카쿠열도에서 조업한 중국어선을 나포하자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라는 초강경 조치를 내놓기도. 결국 일본이 선장을 석방하면서 항복선언.
7광구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시추할 수는 없을까요? 한일대륙붕협정은 2028년 만료됩니다. 기회가 다가오고 있는 셈. 반면 50년 전과는 달리 중국도 JDZ에 대한 지분을 요구합니다. 시간을 끌던 일본은 최첨단 탐사장비를 갖춘 헤이요(4000t급)호를 이용해 한일 관할권 주장이 중첩되는 해역에서 탐사를 진행 중입니다.
우리도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의 충고입니다. “한반도 해역이 유난히 시끄러운 이유는 중국·일본이 너무 가까워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겹치는 데 있다. 7광구는 해양 영토 차원에서 독도에 견줄 만큼 중요하다. 우리는 일본과 윈윈할 수 있는 현명한 논의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