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판문동의 진양호동물원이 내달 16일부터 매주 월요일 휴원합니다. 1986년부터 매일 오전 9시~오후 6시 ‘연중무휴’ 운영하다가 36년 만에 주 6일제를 도입하는 셈. 진양호동물원은 하루 평균 3000여 명이 찾는 명소. 반면 하루도 쉬지 못하는 동물들은 스트레스 증상을 보였습니다. 두 해 전에는 인간의 자폐증과 유사한 ‘정형행동’을 보인 동물이 관찰되기도. 허공에 부리를 반복적으로 쪼아대는 타조나 앞발을 집요하게 핥는 불곰까지 있었다고 하네요.
부산 유일 동물원인 삼정더파크가 2년 전 적자 때문에 폐업하자 동물들은 오히려 여유로운 나날을 보냅니다. 어른 기린이 머리로 새끼 얼룩말을 쓰다듬어주는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역시 휴식이 보약.
인간세상에선 주 5일 근무를 넘어 주 4일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MZ 세대의 잦은 이직과 IT 부문 인력난에 시달리는 미국 기업들은 노동자를 붙잡기 위해 ‘주 4일 근무’를 인센티브로 제시합니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완디스코’의 데이비드 리처즈 CEO는 최근 CNN인터뷰에서 “대기업 스카우트팀이 ‘월급 3배 인상’을 내걸고 움직인다. 우리 임직원을 붙잡아두기 위해 주 4일제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11월 미국 증권사 제프리스가 최근 사직한 22세∼35세를 대상으로 설문했더니 3명 중 1명(32%)이 주 4일 근무를 제안받았으면 퇴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응답. 우리나라도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주 4일제’와 ‘주 4.5일제’를 공약한 후보가 있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MZ세대가 ‘재택근무의 맛’을 본 상황에서 과거처럼 ‘전면 출근’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주 4일 출근과 주 1일 재택근무 같은 절충안을 디딤돌 삼아 주4일제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전망하더군요.
관건은 생산성. 하루 더 쉬는 대가로 기업 경쟁력이 낮아지거나 임금이 감소하면 저항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주 4일제는 도입될 수 있을까요? 일주일에 3일 쉬면 우리 삶은 어떻게 변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