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만 유능한가

by 연산동 이자까야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이복현 전 부장검사가 내정됐습니다. 검찰 출신이 금융감독원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 경제·금융 범죄 전문가인 이 내정자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립니다. 금융권에선 “자본시장에 대한 감독과 제재가 강화되면서 칼바람이 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에디터.jpg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내정자.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출신을 정부 요직에 두루 배치했습니다. 지난 3일 국가정보원 2인자인 기획조정실장(조상준)과 국무총리 비서실장(박성근)도 검사 출신을 임명. 조 실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를 받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검찰 출신. 한 장관은 대법관·헌법재판관·경찰청장 후보까지 검증할 수 있는 ‘공직자 인사정보관리단’을 직속으로 거느립니다.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 기능을 겸직하게 된 셈. 대통령실에도 검사 출신인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 ▷복두규 인사기획관과 이원모 인사비서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강의구 부속실장이 포진해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장도 검찰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교수가 유력하다고 합니다. 대통령 참모와 공직자 검증은 물론 금융감독·국가정보원·공정위까지 검찰 입김이 미치게 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정부 요직을 검찰 출신이 독식한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을 받자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게) 원칙”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브리핑에서 “(검사 중심 발탁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인재 풀 확대를 고민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특정 ‘직역’으로 인사가 쏠리는 건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위법 감시가 임무인 검찰 출신이 창의성과 전문성은 물론 때론 정치력이 요구되는 영역까지 잠식하면 국가 경영에서 다양성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검사 말고’ 유능한 인물은 없는지 되돌아볼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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