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도 반복되면 실력

by 연산동 이자까야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에게 보낸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를 다룬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의문의 1패’를 당한 이준석 대표 반응도 화제였는데요. 그는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팝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습니다. 또 “그 섬(여의도)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라고 하더군요. ‘윽박지르다 웃는 사람’은 추측만 할 뿐이나 여권 내부의 권력갈등이 첨예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지난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 대행은 윤 대통령의 문자가 공개되자 “사적인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공개돼 심려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90도로 허리를 숙였습니다. 권 대행은 일주일 전에도 사과했습니다. 지난 15일 대통령실 ‘지인 채용’ 논란이 제기되자 그는 “내가 추천했다”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내가 미안하더라” “강릉 촌놈이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고 반박. 공정 이슈에 민감한 2030세대가 즉시 반발. 그러자 권 대행은 20일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 드린다”고 했습니다.


집권여당 대표의 ‘실수’와 연이은 ‘사과’가 부각되면서 국정은 묻히고 말았습니다. 대통령 취임 첫해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 내용은 언론에 도배되다시피 하는 게 보통입니다.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공약에 대한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11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진행된 업무보고는 여권의 내홍과 ‘지인 찬스’ 논란에 묻히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그 사이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60%대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이 논란을 빚자 여권에선 ‘메시지와 태도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여당 대표마저 자꾸 사과할 일을 만들면 당정을 바라보는 국민은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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