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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Apr 29. 2021

현정화의
30년 전 오늘

1991년 4월 29일 일본 지바. 한반도 지도를 유니폼에 새긴 남북 단일팀이 세계탁구선수권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9연패에 도전하던 중국을 꺾고 정상에 섭니다. 사상 첫 코리아팀의 주역이자 부산 출신 ‘탁구 여제’ 현정화 감독은 30년 전 오늘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국제신문과 만난 현 감독은 “가슴 한 쪽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애환을 나눴던) 그 사람(북한 선수)들을 다시 볼 수 없어서….”


현 감독은 코로나19가 야속합니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탁구선수권이 올해 2월로 연기된 데 이어 끝내 무산됐기 때문. 고향에서 제2의 남북 단일팀이 성사되길 바랬던 기대도 물거품이 됐습니다. 

현정화 이분희 선수가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서 경기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통일부가 28일 발간한 ‘2021 통일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남북 왕래 인원은 총 613명. 북한→남한 방문자는 0명. 화해무드가 꽃 피던 2018년(방북 6689명·방남 809명)과는 대조적입니다. 그 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가 담긴 ‘판문점 선언’에 서명합니다.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첫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 하지만 70년 냉전을 평화로 바꾸는 ‘역사적 전환’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2019년 ‘하노이 노딜’에 이어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군사분계선(MDL)은 다시 겨울왕국으로 변했습니다. 부산에서 북한을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유리시아 철도 추진도 멈춘 상태. 최근 통일부가 남북고속철도 건설(예산 15조 원) 타당성 검토 용역에 나섰으나 첫 삽은 언제 뜰 지 알 수 없습니다. 


현 감독은 남북 화해는 체육교류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1991년 복식을 이뤘던 북한의) 리분희 언니와 아직 한 번도 재회하지 못했어요. 우리를 다시 극적으로 만나게 하려고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스포츠를 통해 남북이 화합하는 현장을 제 눈으로 직접 봤습니다. 교류가 활발해야 평화도 가까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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