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산동 이자까야 Apr 30. 2021

이건희 회장의
부산 유산

부산 기장군 동부산 관광단지(오시리아) 개발이 한창이던 2005년. 당시 국제신문이 수용된 토지 3426필지(약 108만 평)의 공시지가를 분석했더니 5년 새 4배 넘게 뛰었더군요. 국·공유지를 뺀 사유지 100만 평 중 원주민 소유는 30%에도 못 미쳤습니다. 투기 광풍이 불자 1㎡당 4만9000원이던 한 임야는 20만 원대에 거래. 


기자의 눈을 사로 잡은 지주 가운데 대기업도 있었습니다. 삼성은 1960년대~1970년대 삼성미술문화재단을 통해 기장군 일대 25만여 평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산도시공사는 “5만여 평이 동부산 관광단지에 편입됐다”고 설명하더군요. “글로벌기업이 왜 이렇게 많은 땅을 사들였을까”라는 의문이 생겨 1970년대 신문을 뒤졌습니다. “재벌들이 전국의 부동산을 사들여 투기를 한다”는 비판기사가 눈에 띄더군요. 삼성이 그런 의도로 매입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기부한 장산산림욕장과 장산 계곡 일대. 국제신문 DB

공원일몰제(사유지 공원의 민간개발 허용) 시행을 앞둔 지난해에는 이기대공원이 화제가 됐습니다. 삼성문화재단이 천혜 절경인 이기대공원의 약 30%를 소유하고 있었거든요. 다행히 삼성은 이기대공원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부산시도 자연녹지이던 이기대공원의 용도를 보전녹지로 한층 강화했죠. 


해운대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장산에도 고(故) 이건희 회장의 땅이 있었습니다. 해운대구는 이 회장 유족이 축구장 5배 면적인 장산의 임야(3만8000㎡)를 기부해 등기를 마쳤다고 29일 밝혔습니다. 기부받은 토지는 산림욕장과 계곡이 위치해 등산객이 자주 찾던 곳. 이 회장이 1990년대부터 소유했다고 하네요.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입 경위를 떠나 삼성이 소유했기에 난개발 안 되고 잘 보존된 것 아니겠느냐”고 하더군요. 


사실 이 회장은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차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려다 외환위기를 맞아 뜻을 접었던 적이 있습니다. 현재 부산시는 삼성 계열사 유치에 뛰어든 상태. 삼성이 일자리를 풍성하게 하는 데도 기여하길 기대하겠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현정화의 30년 전 오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