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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May 12. 2021

10년간 6명...리더십의 무덤

2012년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4가지 리더십을 주제로 연설합니다. ①내일을 바라보는 비전 ②허풍이 대신 상대를 배려하는 자신감 ③권력 앞에서 진실을 말하는 용기 ④청렴과 예의. “지도자는 결코 다른 사람이 성장할 수 없는 커다란 그늘을 드리우지 않는다”는 말도 기억에 남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리더 허문회 감독이 11일 경질됐습니다. 부산 갈매기들과 1년 6개월 만의 이별. 허 감독 경질 이유는 보도자료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근성 있는 플레이로 보답하겠다(중략). 야구단과 감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 차이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허 감독은 크게 뒤지고 있는 경기는 일찌감치 포기하는 ‘수건 던지기’로 입길에 자주 올랐습니다. 역전이 힘들다고 판단되면 투수를 아끼려 야수를 마운드에 올렸거든요. “비싼 입장료 낸 관중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거나 “역전 드라마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쏟아진 이유입니다. 

국제신문DB

베테랑은 부진해도 출전시키는 반면 유망주들은 벤치만 지키는 경우도 많았죠. 2군 육성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던 성민규 단장과도 사사건건 대립했습니다. 하위타선과 상대하는 마무리 투수에게 고의사구를 지시해 ‘허문회 퇴진운동’을 스스로 증폭시키기도 했죠.  


감독의 리더십 평판은 ‘성적’이 좌우합니다. 국내 프로야구 승리 2위인 김성근 전 감독 역시 ‘야신’과 ‘혹사의 신’이라는 극과 극의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허 감독도 초기에는 ‘현장 리더십’ ‘데이터 리더십’으로 호평받다가 최근에는 ‘고집불통’으로 평판이 추락했습니다. 가만 따져보니 허 감독을 포함해 최근 10년간 지휘봉을 잡은 조원우·양상문·양승호·김시진·이종운까지 감독 6명이 연속으로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했네요. 이쯤되면 롯데 프런트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일부러 리더십이 없는 감독만 데려왔거나, 아니면 리더십 발휘가 어렵도록 ‘내정 간섭’을 했거나. 사직구장에 리더십이 볕 뜰 날은 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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