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여러분은 출근룩을 신중하게 결정하시나요? 라노는 매일 아침마다 옷장 앞에서 고민을 해요. 라노는 옷이 너무 얇아 추운 것도, 너무 두꺼워서 더운 것도, 비가 왔는데 장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나가는 걸 싫어하거든요! 라노가 옷을 입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스타일도, 멋도 아닌 바로 그날의 날씨입니다. 그래서 라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날씨앱을 켜 오늘의 날씨부터 확인해요. 라노의 모닝 루틴 중 하나죠. 라노뿐만 아니라 여러분들도 날씨를 항상 확인하실 텐데요. 라노처럼 옷차림 때문에 날씨를 확인할 수도 있고, 기상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등 많은 경우가 있겠죠. 이처럼 날씨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날씨의 영향을 지금보다 더 많이 받았던 과거에는 어땠을까요? 날씨는 현대인보다 과거의 사람들에게 더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1차 산업을 중심으로 사회가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폭우가 온다거나, 태풍이 몰아치거나, 눈이 오면 지금보다 훨씬 난감했겠죠.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도 기상청은 있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최초의 기상관측소가 부산에 있었죠. 아무것도 몰랐던 라노는 과거에도 기상청이 있었다는 것과, 최초의 기상관측소가 부산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어 항구도시로 유명하죠. 바다를 통해 무역을 하니 날씨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1876년 개항을 시작하며 부산항을 통해 외국 선박들이 드나들며 해상 관측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기상 관측 시설들이 하나둘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오롯이 기상 관측만을 담당하는 건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1905년 4월 28일, 근대기 부산과 경남 지역의 기상관측을 위해 건물 하나가 세워졌습니다. 현대 기상관측소의 원형이 되는 '부산임시측후소'가 이때 생겨난 것입니다. 임시측후소는 2층 규모의 목조 건물로 지어졌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기상관측과 기후 조사 역할을 수행했죠. 1934년 복병산에 신축한 기상청 건물로 이전하기 전까지 기상관측을 담당했던 곳으로,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기상관측소 건물 중 가장 오래됐습니다. 부산 기후 관측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죠.
하지만 꽤나 중요한 문화유산 같은 임시측후소는 오랫동안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1934년 부산기상관측소에 기상 관측의 역할을 넘겨준 이후 일본인에게 매각돼 일반 가옥으로 쓰였기 때문입니다. 30년대 이후부터 90년 가까이 낡고 오래된 목조 주택 정도로만 인식됐었죠. 그러다 철거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한때 기상관측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던 역사적인 건물이 사라질 뻔한 것입니다.
하지만 부산임시측후소는 2015년 동아대학교 건축학과 김기수 교수가 임시측후소 관련 논문을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낡은 건물에 불과했던 임시측후소가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죠. 철거 과정에 있었던 임시측후소 건물을 보존하기로 결정한 것도 그 덕분이었습니다. 임시측후소가 있던 중구 보수동은 재개발 중이었기 때문에 건물을 해체한 후 다른 곳에 이전 복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해체된 임시측후소는 금정구 명지배수장 창고에 보관됐습니다.
그 후로 7년이 훌쩍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복원 사업은 지지부진합니다. 임시측후소는 기상관측을 했던 건물이니 이와 관계가 있는 곳으로 이전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부산기상관측소 근처 토지를 매입해 그곳에 이전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국유지인 부산기상관측소 부지 내에 건물을 짓는데 필요한 행정절차를 거치며 6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죠. 2021년 8월께야 공사 준비가 완료됐습니다.
드디어 공사가 진행되나 싶었는데 지난해 1월 부산기상관측소가 국가지정문화재 신청 절차에 들어가면서 사업은 또다시 중단됐습니다. 문화재청에서 부산기상관측소 일대의 원형 유지를 당부했기 때문입니다. 부산기상관측소 근처 토지로 이전될 계획이었던 임시측후소는 또다시 이전 복원이 미뤄졌습니다. 복원 공사를 진행하다가 부산기상관측소 일대가 훼손되기라도 하면 국가지정문화재 등록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는 임시측후소를 부산기상관측소 부지에 이전 복원을 한 다음, 국가지정문화재 등록 신청을 했다면 복원 사업이 이렇게까지 미뤄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김 교수는 "복원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임시측후소는 부산의 정체성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문화유산입니다.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어 항만업이 발달했습니다. 기상관측은 필수적이죠. 게다가 기상관측 기술은 근대 과학기술 발전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임시측후소는 부산이라는 도시를 이루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죠. 김 교수는 "부산임시측후소는 부산에 의미 있게 존재했던 하나의 역사적인 증거물"이라며 "임시측후소의 원형 보존뿐만 아니라 가치에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