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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May 27. 2021

부산과 파리의 15분 도시

세계 여러 도시가 채택한 정책인 ‘15분 도시’의 원조는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시장. 2014년 취임한 그는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거리에서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누릴 수 있도록 파리를 변화시키겠다고 약속합니다. 이달고 시장의 아이디어는 기후위기를 극복과 ‘생태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파리시의회도 최근 “교통량이 적은 지역은 오염이 덜 되며 더 평화롭고 안전한 도시”라면서 내년까지 교통량을 대폭 줄이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4개의 중앙 구역에서 자동차 진입을 금지하고 자전거·보행자·대중교통을 우선하겠다는 겁니다.

26일 오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15분 도시 부산 비전 선포식’에 박형준 부산시장이 ‘15분 도시 부산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국제신문

박형준 부산시장이 26일 ‘15분 생활권’ 계획 수립을 위한 비전을 공개했습니다. 걸어서 2㎞ 이내에 보육·의료·문화·교통·생활체육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원도심에 공공의료나 돌봄·육아시설이 부족하면 예산을 투입해 채워 넣겠다고 합니다. 역세권은 주거·일자리는 물론 상업·연구기능이 공존하는 ‘콤팩트 타운’으로 복합 개발한다고 하네요. 교통·물·복지·재난 안전 시스템에는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는 로드맵도 공개했습니다. “IT기술과 사물인터넷을 접목해 근거리 개인교통수단(PM)과 자율주행 셔틀 시스템도 구축하겠다. 걷기 좋은 보행환경과 탄소중립도시를 위해 숲·바람길을 만들겠다.” 


박 시장의 구상에 대해 “탄소중립을 지향한다면서 개발 계획이 너무 많은 것은 모순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 탓인지 박 시장은 주요 공약인 어반루프(지하 고속철도) 건설을 이날 ‘15분 도시’ 정책에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해운대에서 가덕도까지 15분 이내에 주파할 수 있는 하이퍼루프 건설은 필연적으로 탄소 배출을 유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어반루프는 파리의 15분 도시 개념과는 상반된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부산과 파리의 15분 도시가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설명 듣는 자리가 따로 마련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산의 특징을 반영하면서도 생태와 탄소중립이라는 가치를 아우르는 정교한 구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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