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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시티', 이거 아나?

by 연산동 이자까야

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메가시티'로 정했어요. 요즘 뉴스가 메가시티 이야기로 떠들썩하죠? 부산에 사는 라노에게는 메가시티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데요. '메가시티'가 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라노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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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시 행정구역에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당 지도부에서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제시한 것은 처음인데 수도권 위기론이 커진 가운데 김 대표가 승부수를 던진 것입니다.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서울의 예산과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편입하게 되면 김포의 집값이 반등할 수 있고, 대중교통 개선이 이루어질 수도 있죠. 하지만 서울 대신 김포가 쓰레기 매립지 문제를 떠안을 수도 있습니다. 서울은 쓰레기 매립장 부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20205년까지 소각장을 설치할 곳을 찾아야 하는데, 과밀화된 서울에 소각장을 추가로 설치하기는 무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포가 서울에 편입된다면 김포에 있는 쓰레기 매립지를 활용하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큽니다. 김포의 입장에서는 서울에 편입됐을 때 누릴 수 있는 장점과 감당해야할 단점이 모두 있어 크게 손해보는 제안은 아닌 것입니다.


'메가시티'는 핵심 도시를 중심으로 인구 1000만 명 이상이 생활하는 광역 도시를 뜻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메가시티는 수도권 쏠림을 막고,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지역 대도시를 중심으로 논의됐습니다. 대표적인 메가시티 사례를 부산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부산 울산 경남이 수도권에 맞서겠다며 만든 국내 최초 지방자치단체 연합 '부울경 메가시티'가 바로 그것입니다.


서울은 이미 메가급의 도시입니다. 굳이 김포를 편입하면서까지 메가시티를 구성할 필요가 없죠. 우리나라는 인구와 인프라가 수도권에만 쏠려 있어 지역과의 양극화가 극심합니다. 메가시티 서울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지역과 수도권 간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수도권 쏠림 현상은 심화될 것입니다. 게다가 지방 시대를 강조하던 윤석열 정부의 정책 흐름에도 어긋납니다.


메가시티 서울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들은 지역 대도시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부산시에서는 김해시와 양산시를 통합하자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두 도시가 부산 생활권이지만 행정구역이 분리돼 있으니 우선 통합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4월 출범했으나 '메가시티 재검토'를 주장한 박완수 경남지사가 당선되면서 무산된 부울경 메가시티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부산시의회 내부에서 돌고 있습니다.


서울이 메가시티를 만들겠다며 목소리를 높이자 부산 광주 등 지역 대도시 곳곳에서도 메가시티를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만약 메가시티 서울이 만들어진다면 수도권 쏠림 현상은 더욱 극심해질 것입니다. 인구 유출로 골머리를 앓는 지역 대도시들은 인구 붕괴를 막기 위해 애를 써서 주변 도시들을 흡수해 메가시티를 만들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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