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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Jun 11. 2021

갤러그와 지스타 사이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 정봉이(안재홍)와 최택(박보검)이 전자오락실에서 갤러그 지존 대결을 펼칩니다. 정봉이가 1위에 오른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누군가가 신기록을 달성. ‘누가 1위를 자꾸 바꾸는지’ 궁금해 잠복수사를 하던 정봉이는 깜짝 놀랍니다. 바둑 9단 택이가 조이스틱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거든요. 

지난 9일 국제신문 김민주 기자가 금정구 '두꺼비 컴퓨터 게임장'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

1980~90년대 청소년들의 아지트였던 전자오락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국제신문은 3~10일 역사가 오래된 부산의 오락실을 찾아 나섰습니다. 1987년 3월 부산진구 전포동에서 문을 열었던 태양오락실은 이미 폐업. 부산 서구 화성오락실과 동신초등학교 옆 고바우게임센터도 문을 닫았더군요. 지난해 6월에는 국내 게임고수들의 성지였던 정인게임장(서울 노량진)의 폐업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한참 발 품을 판 취재진은 운 좋게 부곡4동에서 영업 중인 두꺼비 게임왕국을 발견했습니다. 방문을 두드리자 주인장이 작은 쪽문 사이로 동전을 교환해줍니다. 1987년 개업한 이곳에 남은 게임기는 32대. ‘텐가이’부터 ‘보글보글’ ‘원더보이’ ‘캐딜락 앤 다이노소어’ ‘철권 태그’ ‘스트리트파이터’ ‘킹오브파이터즈’까지. 최신 기종은 1999년 발매된 ‘철권태그1’. 가격은 1판에 100원으로 변함이 없습니다. 


오락실의 몰락과 PC게임 성장을 동시에 이끈 것이 IMF 외환위기라고 합니다. 당시 PC방이 고소득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자 전국에 우후죽순 PC방이 생겼죠. ‘스타크래프트’의 달인들도 대부분 PC방에서 성장했습니다. 


요즘 게임은 돈 잘 버는 산업입니다. 최신작은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에서 가장 먼저 공개됩니다. 올해 지스타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오프라인 전시를 재개한다고 하네요. 백신 접종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덕분이죠. 지스타가 개막하는 11월 7일까지 집단면역이 형성되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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