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비대면진료'로 정했어요. 3년 전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삶의 방식을 바꿔놨어요. 학교 수업, 회사 업무, 심지어 병원 진료까지 사람과 직접 만나지 않는 비대면 방식을 활용했죠. 그때 쓰인 비대면 방식은 지금도 종종 예상치 못할 때 쓰이곤 해요.
요즘 의대 정원 확대 문제 때문에 정부와 의사 단체 간의 갈등이 심각한 건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의대 정원을 확대하자는 정부와 확대하면 안 된다는 의사의 의견 충돌이 계속되고 있죠.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의견을 굽히지 않자 전공의들은 파업까지 불사했는데요. 이에 정부는 의사 면허 박탈이라는 초강수까지 두며 의사 단체를 압박했지만 전공의들은 파업을 철회하지 않았습니다.
전공의들이 파업을 하고 근무를 하지 않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 재난 경보 단계가 최상위인 '심각' 단계가 됐습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며 생긴 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비대면진료'를 허용했죠.
'비대면진료'란 의사가 환자를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 또는 화상을 통해 진료를 하는 방법을 뜻합니다.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약 처방과 처방전 발급도 비대면으로 할 수 있죠. 비대면진료는 원래 불법이었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할 때 법을 바꿔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일 때 비대면진료를 허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비대면진료는 원래 작은 병원이나 재진 환자 중심으로 가능했습니다. 의료기관까지 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의료취약지역만 휴일과 야간 조진이 허용됐었죠. 그런데 이번에 정부가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며 비대면진료에 대한 규제도 풀었습니다. 병원(병상 30~99개), 종합병원(병상 100개 이상), 모든 초진 환자에게도 비대면진료를 허용했습니다. 환자가 같은 병원에서 월 2회 이상 비대면진료를 받지 못하게 했던 제한이나, 한 의료기관에서 전체 진료 중 비대면진료를 30% 이상 하지 못하도록 막았던 제한도 풀었습니다.
비대면진료를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비대면진료는 대기시간 없이 편한 시간에 진료를 볼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이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이나 섬과 산지에 사는 사람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은 사람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경증환자가 비대면진료를 활용하면 병원 업무가 줄고, 병원은 그만큼 응급·중증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 단체는 대면진료는 환자의 표정, 걸음걸이, 동작, 소리, 냄새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해 진단할 수 있는 반면, 비대면진료는 진단 방법이 제한적이어서 진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비판합니다. 비대면진료로는 응급·중증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했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응급실에 내원한 경증환자 수는 같은 달 1~7일 평균 대비 30%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비대면진료가 장기적으로 큰 병원의 환자를 작은 병원으로 분산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