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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Jun 30. 2021

YS의 유산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 전략’을 발표한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이) 도대체 나라가 이래도 되는 거냐는 말을 많이 했다” “경제 상식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 “소수의 이권 카르텔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비수가 섬뜩한 빛을 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권 주자들은 늘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2008년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은 친박계의 무더기 공천 탈락이 확정되자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결국 저는 속았습니다. 국민도 속았습니다”고 했죠. 정동영 전 의원은 2007년 열린우리당을 깨고 신당을 창당해 노무현 대통령과 결별. 차별화의 원조는 김영삼(YS) 전 대통령. 1990년 노태우 대통령과 민자당 실세인 YS·김종필이 비밀리에 작성한 내각제 합의각서가 유출됩니다. YS는 즉각 “나를 음해하려는 민정계의 음모”라며 칩거에 들어갑니다. 결국 노태우 대통령이 “내각제 합의는 무효”라면서 백기를 들었죠. 


YS도 이회창 신한국당 대권 후보 때문에 속을 끓였습니다. 1997년 신한국당 강삼재 사무총장이 ‘김대중 비자금 의혹’을 폭로하자 YS정부의 김태정 검찰총장이 수사를 유보합니다. 그러자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은 YS의 인형을 몽둥이로 때리는 퍼포먼스까지 합니다. 결과적으로 이회창 후보는 낙선. 현직 대통령을 비난한다고 해서 자신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문재인 정부를 ‘독재’라고 표현한 윤 전 총장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당장 ‘X파일’ 논란부터 넘어야 합니다. ‘칼잡이’로 살았던 그가 이제 ‘검증의 칼날’ 위에 서는 셈.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이 현직 대통령을 비판하며 사퇴한 “전대미문의 사태”에 대한 유권자 평가는 내년 3월 9일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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