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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Jul 05. 2021

제비족이 뜬다

'채나눔'으로 유명한 이일훈(67) 건축가가 지난 2일 폐암으로 별세했습니다. 그의 건축 철학은 불편하게 살기. “공동주택이나 주상복합은 편리해도 건강하지 않다. 의식주는 아날로그 방식이 본질이다”는 고인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현대인은 무엇을 빼앗으면 가장 불편해 할까요. 플라스틱은 빠지지 않을 겁니다. 최근 SNS에선 ‘블리스터 포장’이 화제가 됐었죠. 물집이라는 뜻의 블리스터(Blister)란 투명한 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상품 외형에 맞도록 성형한 것을 말합니다. 플라스틱과 종이가 결합된 포장을 뜯어내려면 가위나 칼을 사용해야 합니다. “가위 필요해서 가위 샀는데 가위가 없어서 (블리스터 포장된) 가위를 못 꺼내”라는 댓글이 많은 공감을 받은 이유입니다. 블리스터 포장에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은 재활용이 어려워 소각 또는 매립해야 한다네요.

부산 강서구 부산광역시재활용센터에 플라스틱 쓰레기. 국제신문DB

플라스틱은 인류의 삶을 얼마나 위협할까요. 해양수산부가 2015년부터 올해까지 약 120개 해양 정점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시죠. “현재는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무영향 예측농도(1ℓ당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개수가 12개 이하) 이하다. 플라스틱 사용량이 계속 증가하면 2066년에는 전체 연안의 10% 이상이 무영향 예측농도를 초과해 2100년에는 전체 연안의 82%(외해의 22%)까지 증가할 것이다.” 부산 앞바다에 사는 생물들이 미세플라스틱에 영향받을 시기가 반세기도 남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제비족’이 뜨고 있습니다. 중년 세대에게 ‘제비족’은 돈 많은 사모님을 등쳐먹던 족속. 요즘은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와 비건(Vegan)을 추구하는 ‘의식있는 존재’를 의미입니다. 그들이 전개하고 있는 캠페인이 바로 ‘용기내 챌린지’. 일회용품 대신 여러 번 쓸 수 있는 용기(container)를 용기(courage)내 사용하자는 겁니다. 우리의 손녀·손자 세대를 위해 조금 불편하게 살기,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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