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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Jul 04. 2024

반쪽짜리 오염토 처리 로드맵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국회도서관 인근의 총 100만㎥ 규모의 중금속 오염토 처리 로드맵이 공개됐습니다. 

강서구 명지 부산국회도서관 뒤 중금속 오염토 전경. 이원준 기자

앞서 이곳의 토양오염을 조사한 결과 납 최고 오염농도는 2000㎎/㎏로 법적기준(700㎎/㎏)의 약 2.85배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연은 최고 5500㎎/㎏ 검출돼 법적기준(2000㎎/㎏)의 2.75배를 초과하는 등 중금속 오염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비위생 쓰레기 매립지였습니다. 신도시 개발 초기 이곳을 파내 쓰레기와 폐토사로 분리하고 폐토사를 성토재로 재활용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폐기물관리법 개정으로 폐기물 재활용이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재활용 환경성 평가가 추가되며 차질이 생겼습니다. 2017년 토양오염조사결과 해당 폐토사는 중금속 오염에 따른 외부 반출 대상으로 분류됐기 때문입니다. 이후 오염토 처리 과정은 1000억 원대에 달하는 비용 확보와 관련 행정절차 탓에 지지부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회도서관 등이 생기며 그곳에서 파낸 흙도 일부 추가돼 거대한 '흙무덤'을 이루게 됐습니다. 


오염토 처리 로드맵엔 총 100만㎥의 폐토사 중 반출 처리 오염토는 87만㎥ 규모입니다. 약 13만㎥ 토사는 외부에서 반입한 것으로 처리 대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LH는 중금속 기준 초과 오염토(36만㎥)를 당초 2025년에서 오는 8월로 발주 시기를 앞당겨 외부 매립 방식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2025년 9월까지 중금속 기준치 이내 오염토(51만㎥)를 폐기물 용역업체에 위탁해 반출 처리하게 됩니다. 주민이 우려를 표했던 2차 오염 확산 등 피해를 최소화 방안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로드맵에 중금속 오염토 아래에 묻힌 비위생 쓰레기 처리 방안은 빠진 것입니다. 처리 방안에 빠진 게 매립지 사후관리기간을 넘겼고 2019년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토양 정화를 완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로드맵이 공개 됐지만 발 밑 쓰레기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는 셈입니다. 대책에 숙제가 남아 찜찜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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