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치안센터가 있으면 든든합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범죄 예방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간 큰 도둑이라도 치안센터가 있는 마을을 쉽게 노리지는 않습니다.
치안센터는 어느 곳이나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많던 치안센터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부산만 하더라도 지난해와 올해 치안센터 50곳이 문을 닫았거나 곧 없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역대급 세수 부족에 따른 정부의 국유재산 활용안에 치안센터 대규모 폐지가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동별 치안 거점 역할을 하던 치안센터가 사라지면서 주민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2022년만 하더라도 부산지역 치안센터가 88곳에 달했습니다. 지난해에만 30곳을 폐지했고, 올해 20곳의 치안센터를 추가로 폐지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내년에는 부산에 치안센터가 38곳만 남습니다.
치안센터는 경찰서-지구대-파출소-치안센터로 연결되는 경찰의 치안 그물망의 핵심 시설입니다. 치안센터가 사라진다고 하니 치안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법도 합니다. 지역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 중 가장 주민과 밀착한 기관이 없어지면서 치안 사각지대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치안센터는 애초 근무 인원이 1~2명이라 출동보다는 신고 접수 등 민원 행정 업무를 주로 했습니다. 하지만 치안센터에 경찰이 있든 없든 존재 자체만으로도 범죄 예방 효과가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합니다.
치안센터 폐지와 관련해 경찰은 치안수요 등을 고려해 순찰 인원을 늘려 시민이 우려하는 치안 공백이 생기기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도 주민들은 불안합니다. 특히 치안 사각지대인 도심 외곽지역과 농어촌지역의 치안 공백 우려는 큽니다. 사실 그동안 이들 지역에서는 파출소와 치안센터가 주민 안전을 지켜 주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치안센터를 없애면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고 주민들은 우려합니다. 치안센터의 불이 꺼지면서 밤길 걷기가 두렵다는 시민들도 있습니다. 노인이 많은 일부 농촌지역에선 반대 현수막까지 내걸리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CCTV 등 도심보다 치안이 열악한 시골에서는 걱정이 더 큰 듯합니다. 이런 국민들의 우려를 잘 헤아려 치안 사각지대나 치안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만전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