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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Jul 24. 2024

부자 스포츠 된 배드민턴

중국에서 배드민턴이 귀족 스포츠가 돼버렸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수요가 급증한 돼지를 키우느라 거위·오리 사육을 포기한 농가가 늘면서 셔틀콕 재료인 깃털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배드민턴은 중국 젊은이 30% 이상이 즐기는 3대 스포츠입니다. 

게티이미지

요넥스·더블 해피니스 등 중국 내 주요 셔틀콕 제조사들은 일제히 가격을 20% 이상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부 모델의 경우 60% 이상 가격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에서 지난 19일 요넥스의 셔틀콕 ASO2는 12개 한 팩이 149위안(약 2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는 한 달 전보다 24% 오른 가격입니다. 여기에 더해 일부 동호인이 '지금이 가장 싸다'며 셔틀콕 사재기에 나선 점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습니다.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저급 깃털 가격은 3배, 중급과 고급 깃털은 최소 2배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축산업의 변화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7% 떨어졌습니다. 돼지고기 가격 하락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거위와 오리고기 수요가 줄어 사육 농가도 감소했습니다. 이는 셔틀콕 원자재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셔틀콕에는 주로 거위나 오리 깃털이 쓰입니다. 대회용 셔틀콕은 거위 깃털이며 반드시 '날개 깃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깃대가 단단하고 내구성이 좋아 낙하 속도가 표준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거위 깃털과 비교해 오리 깃털 셔틀콕은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집니다. 다른 조류 깃털은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일각에서는 수급 불안정은 물론 천연 셔틀콕 제조 과정이 잔인하기 때문에 인조 셔틀콕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도 이 때문에 2019년 초 인조 셔틀콕 개발을 알렸고 2021년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서 인조 셔틀콕 사용을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천연 셔틀콕과 비교해 내구성이 좋고, 경제적인 데다 성능은 거의 비슷하지만 아직까지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습니다. 


중국 배드민턴 애호가들은 셔틀콕 가격 급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합니다. 한 누리꾼은 지난 19일 현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배드민턴이 월급으로 2만위안(약 380만 원)을 버는 이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스포츠가 돼버렸다"고 올려 400만여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또 다른 웨이보 이용자는 "배드민턴이 거의 부자들의 스포츠가 됐다"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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